[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온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재계 안팎에선 최윤범 회장이 MBK파트너스의 공세를 막을 전략을 확보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데 대해 대항 공개매수와 함께 추가 우호 세력 확보 등을 통한 반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 회장은 19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냈다”며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최 회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개 메시지를 발신한 건 처음이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고려아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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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최 회장의 자신감을 두고 개인 자금으로 대응이 역부족인 만큼 이미 추가 우호 세력을 포섭했거나 대형 사모펀드(PEF) 등을 통한 투자자금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최 회장은 추석연휴기간이었던 지난 17일 일본 도쿄를 방문, 협력사 등 글로벌 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이 “대한민국은 추석연휴였지만, 그 밖의 세계는 모두 일을 하고 있어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 대목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은 영풍을 포함해 장씨 일가를 특수관계인에서 제외했다고 공시하는 등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준비 작업도 끝마친 상황이다. 최 회장이 지분 매입을 위한 안정적인 자금만 확보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MBK 매수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항매수에 나설 경우 경영권 분쟁 가열로 주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분을 과반 이상 확보하지 않더라도 MBK 공개매수 전략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