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이 본격화 됐다. 양산을 위한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사업이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329180)이 맡을지,
한화오션(042660)이 참가하는 경쟁 체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군 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이날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을 찾아 KDDX ‘방산물자’ 지정 이후 복수의 ‘방산업체’ 지정 당위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계약 입찰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이 방산물자 지정을 신청함에 따라 방사청은 지난 14일 방산물자 지정 요건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방산물자 지정 제도는 무기체계로 분류된 물자 중 안정적인 조달원 확보와 엄격한 품질보증이 필요한 물자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방산업체 지정은 해당 방산물자 생산 기준을 확인해 부여하는 것이다.
| 기본설계에 따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출처=HD현대중공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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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은 오는 21일 사업관리분과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제출 자료와 현장 실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KDDX에 대한 방산물자 지정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KDDX는 연구개발 중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미리 양산을 허가받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도 획득했다. KDDX가 방산물자로 지정되면 국가계약법상 수의계약 대상이 된다.
이같은 법 체계에 따라 방위사업관리규정은 ‘기본설계 주관기관이 계속하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위원회 또는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본설계 참여업체로 하여금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계속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로 나눠 진행된다.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양산을 위한 상세설계와 1번함 건조를 담당하는 구조다. 방사청 개청 이후 그간 18번의 함정 연구개발 모두 수의계약을 통해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을 건조해 온 이유다.
KDDX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지만,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진행했다. 이에 따라 별일이 없었으면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는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 탈취·누설에 따른 실형 판결과 방사청 계약심의위원회의 부정당 제재 ‘면죄부’로 논란이 일고 있다. 업체간 경쟁 과열로 기본설계 업체인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수의계약 형태로 가져가는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사청이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마련해 사업분과위원회에 올리면 국방부 장관이 위원장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 방식이 최종 결정된다. 여기서 경쟁계약 방식을 선택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수주가 어려울 수 있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에 달하는 감점 조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2023년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당시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특수선사업부장 이용욱 부사장으로부터 KDDX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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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는 미국산 ‘이지스’(Aegis)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국산화 해 탑재하는 첫 한국형 구축함이다. 추진체계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국산 기술로 만들어져 국산화율 8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6대를 도입하는 KDDX는 개발비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척당 건조비가 1조원 대로 총 7조8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건조 사업은 탐재 장비·부품가 인상과 전력화 시기 등을 감안해 이전 차기 호위함 ‘울산급 Batch-III’와 마찬가지로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2번함 건조 △3·4번함 건조 △5·6번함 건조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사업을 어느 업체가 수행하든 총 6대의 물량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나눠 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