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첫 ‘주주와의 대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정기주주총회 직후 ‘주주와의 대화’를 갖고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의 모든 경영활동은 기업가치를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실행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주주총회 당일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고 주주와 경영 현안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 방안으로 △SK온 수익성 개선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시적 성과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 등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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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SK온 주식 활용..SK이노 주가 부양 효과도
SK이노베이션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데는 최근 실적과 별개로 주가가 부진하면서 주가 부양 필요성을 제기하는 소액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은 78조569억원, 영업이익은 3조998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21년 SK온의 물적분할 이후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향후 SK온 상장에 따른 지주사 할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자사주 매입 소각, 현금 배당 확대 등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추진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2020년 4900억원을 들여 자사주 462만8000주를 취득했지만 1년새 주가는 다시 40% 빠졌다. 특히 SK온의 배터리 사업 확장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환원정책 방식을 두고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약 1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7조원이 배터리 사업에 투입된다.
이번 주주환원정책의 경우 SK온의 미래가치를 담보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를 부양하면서 그동안 자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부분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재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하고 있는 SK온 주식을 활용해 추가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SK온 상장에 따른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주주가치 훼손 우려 해소 목적”이라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주주권익 제고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