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강남구 집무실에서 만난 허백영(사진·46) 빗썸코리아 대표의 눈빛이 빛났다. 지금은 코인 위주로 거래 중계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체불가토큰(NFT)·메타버스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빗썸은 회원 650만명을 보유한 가상자산거래소다. 그는 “2022년은 점프를 해서 도약하는 한 해”라며 “새로운 시도로 고객들에게 변화를 보여 드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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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은 대기업과 NFT 마켓 개설을 논의 중이다. 이 대표는 “남들과 똑같은 NFT거래소를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엔터테인먼트사와도 많이 얘기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 알맹이 있는 결과물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허 대표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게임과 연계한 신산업이다. 그는 “아직 특정 기업과 구체적인 논의는 없지만, 앞으로는 가상자산거래소와 게임사가 연계될 것”이라며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게임 아이템을 사고 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121800)의 2대 주주는 게임사 위메이드(112040)다.
메타버스도 그의 키워드 중 하나다. 그는 “메타버스는 가상에서 만나 대화하는 것을 넘어선 공간”이라며 “현실에서 불가능한 다양한 테스트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는 “미래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을 모셔서 위원회를 준비 중”이라며 “전문가 자문을 받아 메타버스에서 의미 있는 다양한 실험을 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사업 구상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코인 거래부터 얼어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이 4만달러 아래로 떨어져 시세가 반토막 났다. 이달 4대 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거래량은 3조원에도 못 미쳤다. 작년 11월 거래량의 4분위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코인 거래가 계속 줄어들면 다른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이 불가피하다.
“코인이 도박·사기? 진정성 있는 사업할 것”
우선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는 업권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권법 법안 13개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가상자산 법제화 △주식의 기업공개(IPO)처럼 가상자산 공개(ICO) △증권형 가상자산 발행·공개(STO)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디지털산업진흥청 신설 △ICO 허용 △주식처럼 코인 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를 약속했다.
허 대표는 “‘먹튀’ 부작용이 없도록 제대로 감독하면서 ICO를 시행하면 가상자산 시장을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IPO처럼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가 몰릴 것이다.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STO가 허용되면 ‘쪼개기 투자’가 가능해 작은 자금으로도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있다”며 “투자층이 넓어져 가상자산 시장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 주식에 반감이 컸지만 최근에는 시각이 달라진 것처럼, 코인 등 가상자산을 도박·사기로 보는 시선도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앞으로 빗썸은 직원, 주주, 고객, 인류를 생각하며 진정성 있게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ESG위원회를 만들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이라며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는 CEO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