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망한다" 악담 딛고 시총 7배 늘린 팀 쿡

팀 쿡, 24일(현지시간) 애플 CEO 취임 10주년 맞아
잡스 때 전세계 아이폰 1억대→10년간 10억대 껑충
현금순환 효율화·자사주 매입으로 애플 존재감 키워
중국에 의존하는 애플 공급망·반독점 규제가 변수
  • 등록 2021-08-24 오후 5:56:06

    수정 2021-08-24 오후 9:11:32

파산 위기의 애플을 살린 비결로 쿡의 공급망 관리 능력이 꼽힌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속도가 느릴지언정 애플은 반드시 추락할 것이다.”

팀 쿡이 스티브 잡스로부터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자리를 물려받았을 때 애플 신봉자들조차도 애플의 미래를 우려했다. 하지만 팀 쿡 체제 하에서의 애플은 지난 10년간 몸집을 7배 불렸고 미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기는 기록을 세웠다.

24일(현지시간)은 쿡이 애플 CEO에 오른 지 딱 10년째 되는 날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등은 팀 쿡 체제 10주년을 맞는 애플의 강점과 향후 리스크에 주목했다.

재정적 측면에서부터 쿡은 잡스보다 훨씬 성공적인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쿡이 리더십 바통을 넘겨받았을 때 3490억달러였던 애플 시가총액은 현재 2조5000억달러를 넘어서며 7배 넘게 성장했다. 연매출도 2011년 1080억달러에서 지난해 2740억달러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순이익은 570억달러로 잡스 때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팀 쿡 체제 하에서 애플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실적을 추월하며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거듭났다. 실제 스마트폰 업계 전체 영업이익의 60%는 아이폰에서 나오는데, 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높다.

그동안 아이폰의 위상도 높아졌다. 잡스가 CEO에서 물러날 때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서 1억대였던 아이폰은 2020년 10억대를 넘었다. 전 세계 인구 7명 중 1명꼴로 애플을 쓰는 셈이다.

스티브 잡스를 이어 애플을 이끌어 온 팀 쿡 CEO. 24일(현지시간) 취임 10주년을 맞는다(사진=AFP)
공급망 관리부터 자사주 매입까지

이를 가능케한 건 쿡의 공급망 관리 능력이다. 1998년 파산 직전인 애플에 입사한 쿡이 가장 먼저 한 건 캐시 컨버전 사이클(CCC) 효율화였다. CCC는 원자재 등 구입 대금을 지불한 시점부터 제품을 팔아 현금을 회수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하며, 현금순환화 일수라고도 한다.

쿡은 제품 수를 줄여 재고를 효율화하는 동시에 구매대금은 나중에 지불할 수 있도록 거래 조건을 조율했다. 이로 인해 플러스(+)가 보통인 CCC는 애플에서만큼은 마이너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때 확보한 효율적인 CCC를 바탕으로 애플은 지금까지도 연간 90조원 가까운 영업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쿡이 두각을 나타낸 건 공급망 관리뿐이 아니다. 주식시장을 염두에 둔 경영을 실천한 것도 그다. 쿡은 잡스 때 거의 0에 가까웠던 자사주 매입을 500조원 가까이 늘렸다. 또한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11년 41.7%에서 2020년 73.7%까지 높였다. “이해할 수 없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한 보수적 투자로 유명한 워런 버핏도 2016년부터는 애플주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43% 가까이를 애플 주식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존 공급망과 반독점 규제가 변수

다만 쿡의 지난 10년보다는 앞으로의 5년이 훨씬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애플을 키운 요인이 대내외적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먼저, 높아진 중국 의존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만 컨설팅업체 TMR 타이베이과학기술에 따르면 애플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6%에서 2021년 20%로 훌쩍 뛰었다. 애플이 수요 변동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자체 공장이 없는 팹리스 경영을 원칙으로 한 탓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할수록 쿡이 만든 공급망이 애플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에서 애플 제품이 불매운동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또한 중국이 2017년 6월부터 중국 당국이 데이터 통제권을 갖도록 하는 사이버안보법을 시행하고 애플이 이 권한을 양도한 만큼,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지금껏 피해 온 반독점 규제의 칼날도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모든 콘텐츠에 인앱 결제를 강제해 수수료 30%를 거둬들이고 있다. 인앱 결제는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 서비스의 비용을 결제할 때 앱 내부의 결제 시스템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유료 앱 시장 점유율이 64%에 달하는 애플은 인앱 결제를 통해 연간 20조원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선 인앱 결제가 공정한 경쟁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 상·하원은 애플과 구글 등 시장 독점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를 막는 법을 준비하고 있다. 반독점법이 통과될 경우 애플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60세인 쿡은 정보기술(IT) 기업 수장으로서는 원로 격이다. 올 봄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10년 후에도 CEO를 게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잡스를 이어 지난 10년간 애플을 이끌어 온 쿡의 후계자로는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꼽힌다. 조달 부문 간부로 입사해 아이폰과 애플워치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iOS와 맥OS 등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휘한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과 애플의 환경 정책 및 사회적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인 리사 잭슨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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