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고급요리, 간편식으로 문 밖 나선다

워커힐·조선, 식음업장 대표 메뉴 HMR로 출시
HMR 성장세 맞물려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
"집에서도 호텔에서 먹는 맛 그대로 느낄 수 있어"
  • 등록 2018-09-14 오후 3:59:56

    수정 2018-09-14 오후 3:59:56

워커힐 호텔 ‘명월관 갈비탕 선물세트’.(사진=워커힐호텔앤리조트)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고급 식당의 대명사로 불리는 특급호텔 식음업장(F&B)의 대표 메뉴를 가정간편식(HMR)으로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맞아 ‘명월관 갈비탕 세트’를 출시했다.

명월관은 그랜드워커힐서울의 숯불고기 전문점이다. 워커힐은 추석을 계기로 이곳의 대표 식사 메뉴인 갈비탕을 HMR 형태로 내놓았다.

가격은 6개들이 한 세트에 11만3000원이다. 명월관에서 먹으면 한 그릇에 2만7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간편식으로 출시한 갈비탕이 1인분에 9000원 가량 저렴하다.

워커힐은 명월관 갈비탕을 추석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호텔 뿐만 아니라 일반 유통망으로도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1993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 문을 연 중식당 호경전도 올해 들어 ‘호경전 3종 볶음밥’을 출시했다.

호경전에서 실제 판매 중인 인기 메뉴 △삼선볶음밥 △광동식 돼지고기 볶음밥 △XO새우볶음밥 등 3종을 HMR 형태로 만들었다. 전자레인지에 3분 가량 조리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가격은 8900~9900원. 냉동볶음밥 치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호경전에서 먹는 것보단 3000~4000원 가량 저렴하다.

기존에 특급호텔들은 식음업장의 음식을 포장만 한 형태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명월관 갈비탕이나 호경전 볶음밥처럼 HMR 형태로 호텔 음식을 선보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조선호텔 ‘호경전 광동식 볶음밥’.(사진=신세계조선호텔)
이처럼 호텔업계가 HMR 시장에 진출하고 나선 건 호텔 음식을 가정에서도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남과 동시에 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까지만해도 77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다 3년만인 2013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시장 규모가 3조원까지 커졌다. 올해는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급호텔들은 HMR 외에도 각 호텔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담근 프리미엄 김치로 식품 시장에 진출해왔다.

‘조선호텔 김치’는 지난 2002년 출시, 이듬해부턴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배추김치부터 갈치석박지까지 가짓수도 14종에 달한다.

이보다 앞서 워커힐은 지난 1989년 호텔업계 최초로 워커힐 수펙스 김치 연구소를 세우고, 1990년대부터 ‘수펙스 김치’를 상품화해 내놓고 있다. 롯데호텔 역시 롯데마트와 연계해 롯데호텔 총주방장의 비법이 담긴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를 판매 중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어 특급호텔 유명 레스토랑의 대표 요리를 HMR 상품으로 선보이게 됐다”라며 “호텔에서 선보이는 가정간편식은 실제 호텔 식당에서 사용하는 재료와 방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특급호텔 대표 요리를 보다 손쉽게, 저렴한 가격으로 간접 경험하기에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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