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후 최저지분`…외국인이 SKT를 떠나는 까닭

SK텔레콤 외국인 지분율,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저치
실적 악화·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피해 우려·오너리스크 등 겹악재…투자심리 악화
  • 등록 2016-01-06 오후 4:02:03

    수정 2016-01-06 오후 4:02:03

△자료제공; 대신증권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최근 SK텔레콤(017670)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시 SK텔레콤 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오너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특히 심각하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이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 거래일보다 0.95% 떨어진 20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새해 첫 거래일인 4일에는 장 중 한때 20만5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말 26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최근 3개월 동안 주가는 20.9% 하락했다. 이기간 외국인은 6900억원 상당의 SK텔레콤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분율은 42.99%에서 39.43%로 3.56% 포인트 낮아졌다.

외국인이 SK텔레콤 주식을 현금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가입자와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고 있다. 게다가 가입비를 폐지하고 선택약정 할인을 확대하는 등 정부 규제가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 우려가 커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6일 어닝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24.39% %, 7.8% 감소한 4129억원, 46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부진했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4분기 시장 기대치는 영업이익 5009억원, 순이익 4519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2.22% 늘고 순이익은 10.2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주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다”면서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K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SK텔레콤에 불리한 시나리오가 시장에서 돌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매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SK(034730) 시스템통합(SI)부문과 SK하이닉스 지분을 교환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SK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SI부문을 SK텔레콤이 가져오는 대신 SK하이닉스 지분을 SK가 가져가는 시나리오다. SK텔레콤 주주 입장에선 수익이 많이 나는 SK하이닉스(000660) 지분이 SK로 넘어가면 배당이나 지분법이익이 줄어들어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해당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SK텔레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진행하면 SK텔레콤은 3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한다”면서 “실적 부진과 오너와 관련된 뉴스 등 악재가 계속 튀어나오자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부정적인 해석에 무게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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