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이달 시가총액 10조원 허공에…LG·효성은 늘어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국내 재계 1~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부침을 겪으면서 시가총액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그룹은 무려 10조원 가까이 날아갔고 삼성그룹도 1조7000억원 가량 축소됐다. 올 들어 승승장구했던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이달 들어서는 조정을 보이며 시가총액 7000억원 가량이 사라졌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에 속해 있는 16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총 104조4296억원으로 전월말에 비해 9조8632억원 줄었다. 48개 그룹 가운데 이달 시가총액을 가장 많이 날렸다.

전일 104조1000억원대까지 떨어졌지만, 그나마 현대차가 이날 반등에 성공하면서 2.5% 오른 덕에 다소 만회한 것이다. 현대위아(011210)와 현대비앤지스틸(004560)이 이달 들어 1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고 현대차(005380)도 전달에 비해 12% 미끄러졌다. 현대차2우B(005387)도 11% 넘게 떨어져 그룹 시가총액을 갉아먹었다. 이달 현대로템만 유일하게 3.42% 올랐다.

엔화 초약세로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현대차뿐만 아니라 현대차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됐다.

삼성그룹도 최근 지배구조개편 격랑에 휘말리면서 위축됐다. 종목별로 주가 흐름은 엇갈렸지만 그룹에 속한 25개 종목 중 70%에 가까운 17개 종목이 하락한 탓이다. 삼성전자(005930)가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힌 탓에 삼성SDS(018260)가 이달 15% 넘게 미끄러졌고 삼성화재우(000815), 제일기획(030000), 호텔신라우(008775), 호텔신라(008770) 등도 7%대 하락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355조4282억원으로 전월비 1조7760억원 감소했다.

전일까지만 해도 345조원대에 머물다 이날 삼성전자가 5% 급등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하루 만에 10조원 가까이 만회했지만, 지난달 말 수준까지 회복하지는 못했다.

한전그룹 시가총액도 한전과 한전기술 하락으로 9549억원 가량 줄었고 포스코그룹 역시 포스코와 포스코켐텍, 포스코강판 등이 맥을 못 추면서 7646억원이 날아갔다.

이달 들어 아모레퍼시픽우(090435)가 9.5% 떨어졌고 아모레G우(002795), 아모레G(002790), 아모레퍼시픽(090430)이 모두 하락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 시가총액 역시 7476억원 줄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까지 겹쳐 중국 소비수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안 좋아진 탓이다.

반면 이달 시가총액이 늘어난 그룹은 LG, 효성, KT, 오씨아이, 농협, 미래에셋 등 11개에 불과했다. LG그룹은 국제유가 상승에 LG화학우(051915)와 LG화학(051910)이 각각 7%, 5% 이상 오르면서 그룹 시가총액도 5191억원 증가했다. 효성그룹과 KT, 오씨아이 시가총액도 1000억원 이상씩 늘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지수가 전반적으로 빠지면서 그룹사 시가총액도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의 경우 3분기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반면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관련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에 기저효과로 인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크게 부정적이진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