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정유사들이 서방의 본격적인 러시아 에너지 제재를 앞두고 러시아 원유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연합(EU)는 12월 5일과 내년 2월 5일 각각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할 예정이며, 주요 7개국(G7)은 내달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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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최종 소비자인 12월 선적 예정 러시아 동시베리아산(ESPO) 원유 화물은 5~7척으로, 러시아가 매달 수출하는 평균 선적량 30척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거래 부진으로 약 2주전과 비교해 해당 원유의 보험료도 배럴당 2.70달러 낮아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중국 국영 정유사들은 지난 두 달 동안 러시아 우랄산 원유를 비축한 후 제재 위험을 피하고자 12월 도착 예정인 물량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분석업체인 케이플러와 보텍사 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10월 중국이 사들인 러시아 우랄산 원유 선적량은 하루 23만5000배럴에서 34만배럴로, 대부분 중국 국영기업들이 이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텍사의 엠마 리 분석가는 “이는 2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라고 평가했다.
한 트레이더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도입에 대해 많은 우려와 혼란이 있으나, 사람들은 12월에 도착하는 화물의 안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민영 정유사들은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브라질과 서아프리카에서 원유 수입을 늘렸다고 또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구매자들은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억제하기 위한 서방의 움직임으로 인해 지불 방식, 선박의 가용성, 해운 보험 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진단했다.
G7의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는 러시아 원유를 선적할 때 상한선 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될 때만 해상 보험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영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국가들이 국제 해운 보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해당 조치의 성과 여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인도의 행보가 관건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