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도 불응 학생 일으켰다고 학대?…대법 “교육행위” 교총 “환영”

생활지도 안 따르는 학생 일으키다 아동학대 신고
1·2심 아동학대 유죄 인정…대법, 원심 파기 환송
교총 “교육활동 인정 판결 환영…교사보호 입법을”
  • 등록 2024-10-16 오후 2:55:19

    수정 2024-10-16 오후 2:55:19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생활지도를 계속 따르지 않는 학생을 큰 소리로 지도하고 팔을 잡아 일으킨 행동으로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심과 2심은 아동학대로 판결하고 벌금 100만원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근 이를 “교사의 타당한 교육행위로 볼 여지가 많다”며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초중고 교사들이 작년 8월 12일 서울 종로구 종각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교사 생활지도권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16일 대법원의 원심 파기 환성에 대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인정하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경종을 울린 마땅한 판결”이라며 환영 논평을 냈다.

교총은 “정당한 수업, 생활지도를 거부해 여타 학생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 달리 방법이 없는 교사가 물리적(신체적) 지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수년간 송사에 시달려야 했다”며 “교사가 그간 받았을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피해는 어디서도 보상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 A씨는 2019년 3월 수업시간에 수업 시간에 ‘아프면 어떻게 하지’ 주제로 모둠 토의를 하고 모둠 대표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B학생이 속한 모둠은 가위바위보로 B학생을 발표자를 정했다. 그런데 B학생은 발표자에 선정됐다는 이유로 토라져 모둠 발표를 하지 않았고, 이후 병원놀이 방식으로 진행된 수업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B학생은 점심시간에도 급식실로 이동하자는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이에 교사는 ‘야 일어나’라고 말하며 B학생의 팔을 잡아 일으켰지만 역시 따르지 않았다. 결국 교사는 B학생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아이가 지금 버티는데 더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다칠 것 같아서”라며 상황을 전했지만, 학부모는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대법원은 “교사가 피해아동을 체벌하거나 신체적 고통을 가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조치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금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어 “교사는 당시 상황에 비춰 구두 지시 등 신체적 접촉을 배제한 수단만으로는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교사로서 가지는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 안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지도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 관계 법령의 취지에 비춰 이 사건 조치는 객관적으로 타당한 교육행위로 볼 여지가 많다”고 했다.

교총은 “정당한 교육활동 아동학대 면책 등을 명시한 교권 5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은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악성 민원,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려면 무혐의 수준의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제기자를 무고나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할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교총은 “최근 한 초등생의 무단 조퇴를 막으려다 교감이 뺨을 맞고도 뒷짐을 져야 했던 사건이 있었다”며 “이번 소송 사건처럼 물리적 제지를 했다가는 아동학대 신고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업 방해, 교육지도 불응으로 여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될 경우 물리적 제지나 지도를 할 수 있도록 교사를 보호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강, 첫 공식석상
  • 박주현 '복근 여신'
  • 황의조 결국...
  • 국회 밝히는 '하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