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공탁 거부되자 정부 항고장 제출

법원 "가해 기업에 면죄부 주는 결과"
  • 등록 2023-09-04 오후 6:44:47

    수정 2023-09-04 오후 6:44:47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법원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에 대한 배상금 공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의신청마저 기각하자 정부가 항고장을 제출했다.

서울 종로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열린 제3자 변제 공탁에 대한 피해자 측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 장녀 이고운씨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북부지법은 4일 제3자 변제 수행 기관인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재단)의 항고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7월 법원에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의 유가족에게 지급할 배상금 3697만4343원의 공탁을 신청했으나 불수리 결정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서 낸 이의신청은 지난 28일 기각됐다.

당시 재판부는 “가해 기업이 불법 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신청인(정부)이 제3자 변제를 통해 이 사건의 판결금을 변제한 뒤 가해 기업에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정부는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15명의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피고인 일본 기업 대신 재단이 지급한다는 3자 변제 해법을 내놨다. 하지만 생존 피해자 2명과 사망 피해자 2명의 유가족은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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