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이어 SK하이닉스"…불붙는 반도체 M&A 전쟁

올해 글로벌 반도체 M&A규모 역대 최대 수준 전망
엔비디아, ARM 품에…AMD도 자일링스 인수 추진
4년 전 하만 인수 후 대규모 M&A없는 삼성전자 행보 주목
  • 등록 2020-10-20 오후 4:08:07

    수정 2020-10-20 오후 9:42:30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초대형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초대형 M&A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먼저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반도체설계업체(팹리스) ARM을 400억달러(약 4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난해 단행된 M&A 규모인 총 317억달러(약 37조원)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M&A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RM인수로 중앙처리장치(CPU)와 GPU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게 됐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면서 과거 인텔이 차지했던 절대적인 시장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SK하이닉스(000660)가 약 90억달러(약 10조3104억원)에 인텔의 낸드메모리사업부를 인수키로 했다. SK그룹은 물론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M&A규모다. 삼성전자(005930)의 2016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금액 80억달러(약 9조원)보다 1조원가량 많다.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투자한 금액(약 3조4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낸드메모리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다 전체 매출 비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화웨이 제재 손실도 일정 부분 만회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경쟁 관계인 미국 반도체설계업체 AMD는 인공지능(AI)칩과 프로그래머블칩(FPGA) 제조업체 자일링스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예상 금액은 300억달러(34조원)다. AMD는 자일링스 인수를 통해 기존 CPU 사업을 넘어 AI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의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연이은 M&A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후 1조원 이상의 대규모 M&A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방문하면서 M&A 추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네덜란드와 스위스에는 각국의 대표적인 반도체기업 NXP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있다.

NXP와 ST마이클로일렉트로닉스도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M&A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ARM과 자일링스도 삼성의 M&A 인수 후보로 거론된 업체였다. 현재 삼성의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화 가능한 자산(현금+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약 111조원으로 대규모 M&A 자금력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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