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유리인 줄 알았는데 그림이 나오네"…이태원에 등장한 투명 OLED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활용한 미디어 아트 설치
투명 OLED로 공간적 요소도 그대로 살려
  • 등록 2020-09-24 오후 12:30:12

    수정 2020-09-24 오후 12:30:12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와! 자세히 보니 투명 패널이네. 화면 꺼지면 그냥 유리 같은데 화면 나오니까 그림이네요.”

23일 오후 앤트러사이트 한남점에서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를 활용해 미디어 아트를 전시하고 있다.(사진=배진솔기자)
지난 23일 오후 카페 앤트러사이트 한남점을 찾은 이효빈(28)씨는 매장 1층에 설치된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미디어 아트를 보고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는 “투명판에서 영상이 나오니 신기하다”며 “야자수 느낌 나는 영상과 앞서 가는 스크린이 합해지니 자연과 인위적인 것이 공존하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매장에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바 전체가 미디어 아트로 꾸며져 있어 미술관을 방불케 했다. 이달 초부터 카페 앤트러사이트는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투명 OLED 7대를 이어 설치했다. 가로 약 9m 길이의 대형 ‘디지털 아트 월’이 1층 바를 덮고 있다.

앤트러사이트 관계자는 “돌계단에 올라가기 전에 대로변에서 보면 바와 사람들의 눈높이가 동일 선상”이라며 “길 지나가다가도 볼 수 있는 작품을 선명하게 전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패널을 이용했을 때는 단순히 미디어 아트 전시장으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투명 OLED를 이용하면 카페가 가진 공간적 요소를 해치지 않으면서 인테리어를 같이 끌고 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명 OLED 덕분에 기존 앤트러사이트가 갖고 있던 콘크리트 골조가 그대로 보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 사이로 노란 벽돌 질감이 드러났다.

약 4년 동안 이 카페를 애용하고 있다는 김모씨(52)는 “이 카페가 실내에서도 야외느낌이 나는 트인 느낌이라서 좋아했는데 미디어 아트까지 더해지니 모던한 느낌까지 준다”고 말했다. 그도 유리 안쪽에서 영상이 나오는 줄 알았다며 말로만 듣던 투명 OLED를 실생활에서 본다는 것에 놀라는 눈치였다.

앤트러사이트 한남점의 박훈규 작가 ‘로토파거스’ 미디어 아트 (사진=앤트러사이트)
전시 작품에서 투명 OLED를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 아트를 제작한 박훈규 작가는 “투명 OLED를 활용해 마치 홀로그램같은 연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로토파거스’라는 주제로 이번 작업을 했다. 때문에 자연적인 풀과 잎, 열매, 꽃이 작품에 다양하게 활용됐다. 이태원이라는 다양한 문화권이 공존하는 곳을 로토파거스라는 섬에 비유해 자연적이면서 현대적인 느낌을 함께 전하고자 했다.

이 디스플레이가 설치되면서 1층에 앉는 손님 수가 부쩍 더 늘었다고 한다. 앤트러사이트 직원은 “이것을 보기 위해 1층에 앉는 사람들도 더 많아졌다”며 “주문을 하면서 ‘이거 뭐냐’고 묻거나 작품이 뭔지 묻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유리를 덮어 놓아 아침에 한번 닦아주기만 하면 돼 큰 불편함도 없다고 했다.

앤트러사이트 합정점 (사진=앤트러사이트 네이버 페이지)
같은 날 앤트러사이트 합정점은 55인치 OLED 패널 5대를 활용해 새롭게 전시할 박훈규 작가의 작품을 준비 중이었다. 기존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활용했지만 최근 LG디스플레이 패널로 바꾸며 새로운 작품을 낼 예정이다.

한남점보다는 어두운 조명의 분위기를 내고 있는 합정점은 블랙을 잘 구현할 수 있는 55인치 OLED 패널 5대를 설치했다. 앤트러사이트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패널로 설치하고 테스트를 해보니까 블랙을 표현하는 해상도나 화소력이 뛰어나 새로운 전시를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투명도 40%의 55인치 풀 HD 투명 OLED를 상용화했다. 투명 OLED는 작동 중에도 화면 뒤쪽의 사물을 그대로 볼 수 있어 쇼윈도, 인테리어, 전시, 대중 교통,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곳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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