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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중진연석회의는 새누리당의 최고 협의체다. 당 지도부는 물론 4선 이상 중진 의원 20여명이 참석해 국정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이정현 대표 체제 이후 이른바 ‘봉숭아학당’으로 불리던 최고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유일한 공개 회의체가 됐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우병우 수석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꼴이었다.
◇‘중구난방’ 與 최고중진연석회의, ‘우병우 논란’ 지속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사드배치, 전기요금 누진제, 추경 처리, 폭염대책, 탈북자 대책 등 굵직한 현안들이 대거 논의됐다. 역시 최대 관심은 우병우 수석의 거취 문제였다. 그동안 허니문을 유지하며 이정현 체제를 숨죽이며 지켜봐온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포문을 열었다. 논의는 무성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은 없었다.
주호영 의원은 “이기고도 지는 싸움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 우 수석 문제는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당정청이 협력해야 할 때도 있고, 목소리를 내야 할 일이 있다”고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강석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의 관계는 쓴소리와 단소리를 다해야 만이 당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靑 요지부동에 발묶인 이정현 민생우선 원칙 고수
비박계 중진들의 압박에도 이 대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우병우 수석의 거취 등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비판에도 민생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사실상 고수한 것. 청와대가 우병우 수석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한 만큼 이 대표의 태도 또한 변동이 없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많은 분들이 소위 쓴소리라고 하는 말씀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당과 야당은 분명하게 다르다”면서도 “여당 소속 의원은 정부와 공동책임을 갖고 협조체제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치 경쟁에는 당분간 자제하고 뛰어들지 않겠다”며 “먹고 사는 문제 이외의 정쟁에 매달리고, 매일 고장 난 녹음기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과거의 정치는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 운영과 관련해 청와대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벼와 과일이 익는 것은 보이는 해와 구름, 비로만 되는 게 아니라 때로는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작용을 한다”며 “ 바람은 늘상 보이지는 않지만 늘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 올린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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