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박용성(74)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중앙대 이사장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21일 오후 중앙대를 통해 “최근 중앙대와 관련해 빚어진 사태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이사장 뿐 아니라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두산중공업 회장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박용성 이사장은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인사보복을 예고하며 “목을 쳐주겠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자 전격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4일 이용구 중앙대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며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 적었다. 박 이사장은 또 다른 이메일에서도 김누리 독문과 교수 등이 주도하는 중앙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를 ‘Bidet委(비데위)’ 또는 ‘鳥頭(조두)’라고 지칭, 논란을 격화시켰다.
이에 대한 파문이 일자 박 이사장은 “그간 중앙대 발전을 위해 학사구조 선진화방안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 과정에서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상처를 입은 학교 구성원들에게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앙대는 최근 학교 구성원 간 대화를 통해서 학사구조 개선안에 대한 대타협을 이뤄냈다”며 자신의 사임에는 “이러한 학내 분위기를 해치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관계자는 “공식 입장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총장 등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 파문이 모든 직책을 사임하기로 한 직접적인 배경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