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양국 기업들이 반도체를 비롯해 AI(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같은 첨단 분야에서 투자·기술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면 양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향상은 물론 글로벌 첨단산업을 함께 주도할 수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겸 CJ그룹 회장은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격동하는 비즈니스 환경, 새로운 미래를 함께 창조’라는 주제로 열린 제55회 한일 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이 각자 특화된 분야에서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예컨대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분야의 경우 제조 부문은 한국이, 소재·부품·장비 부문은 일본이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협력을 강화한다면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다는 의미다.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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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같은 경제협력 네트워크에 동참했고, 한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열거한 뒤, “양국의 경제인들도 앞으로 기대되는 이러한 기회들이 양국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시장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한국 측 단장인 김윤 한일경제협회장 겸 삼양홀딩스 회장은 개회사에서 메가 FTA(자유무역협정) 협력, 경제안보 강화, 제3국 공동진출, 핵심 광물 및 에너지 보장, 탈탄소 추구 등 한일 양국의 과제를 제시했다. 일본 측 단장인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장 겸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양국을 둘러싼 주변국과 세계정세가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양국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한국과 일본은 공통 과제도 많아 서로 연계하고 보완함으로써 ’윈윈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양국 경제인 간 대표적인 연례 교류 행사로 지난 7일 한일정상회담 이후 9일 만에 열렸으며,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4년 만에 열린 대면 회의이기도 하다.
1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선 김윤 회장과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부사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류두형 한화 모멘텀 및 한화정밀기계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사키 미키오 특별고문과 함께 전 외무성 사무차관인 사이키 아키타카 미쓰비시상사 이사, 아소 유타카 아소시멘트 회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국 정부에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함께했다.
김윤 회장과 사사키 특별고문은 17일 오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틀간의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여기엔 2025년 일본 국제박람회 성공 개최와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등을 위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