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심포지엄 개최 “화재·급발진 문제..안전 합의체 만들어야”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서 열려
‘전기차 보급 확대와 안전’ 주제
제도개선·안전교육 등 대책 마련
  • 등록 2023-05-02 오후 4:18:01

    수정 2023-05-02 오후 4:18:01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관하는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안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점점 빨라지는 전기차 보급 속도에 맞춰 그에 걸맞는 안전 대책과 세밀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주로 나왔다.

이번 심포지엄은 2일부터 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10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개막식에 앞서 개최됐다.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 질의응답 세션 순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주제 발표에 앞서 최대열 한국자동차기자협회장은 “최근 들어 전기차의 보급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며 ”안전 관리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전기차 안전에 관한 최근 국내외 동향과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안전’을 주제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이 열렸다. (왼쪽부터)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 이후경 이브이올 대표, 석주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부원장, 최웅철 국민대 교수, 채영석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고문,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가장 먼저 발표자로 나선 석주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제도 개선이 논의되는 현황을 공유했다. 석 부원장은 “향후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고전원 배터리에 대해 사전에 정부가 승인하고 제작에서부터 폐차 및 재활용까지 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동 축전지 사전 승인 및 이력 관리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현재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범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최근 급증한 전기차 리콜과 화재 사건에 대한 대책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고문은 ”2016년 이후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해 2018년에 3건이던 전기차 리콜은 2022년에 67건으로 증가했다“며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리콜은 화재 사고로 이어진 경우, 여론에 이끌려 불완전한 리콜을 실시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고문은 화재 방지를 위해 “현재 SOC(배터리 충전 상태)가 100%로 돼 있는 지하 충전시설의 완속 충전기를 100% 이하로 제한해 화재 발생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기차 안전 전문가인 이후경 이브이올(EVall) 대표는 전기차 화재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 교육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기차 사고에 대한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치 가능한 것들은 교육이나 홍보 등을 통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며 “전기차와 미래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기 전에 안전 정책 수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백창인 현대자동차 통합안전개발실장(상무)은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관련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모듈·시스템 단위의 단품 시험을 통해 배터리 화재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수집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개발 기준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화재 원인을 분석해 선행 개발 단계에서부터 이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법적 제도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현재의 주차장법에는 별도의 안전 설비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방청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보다 상세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논의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채영석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고문은 “2021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S 차량의 충돌 후 화재 당시 소방관 8명이 전기차의 불을 끄는 데만 7시간이 걸렸고 2만8000갤런의 물이 사용됐다”며 “3톤에 육박하는 전기차의 무게로 인한 에너지 손실과 타이어와 도로의 마모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 발생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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