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은 공통적으로 특정 주방가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업체다. 쿠첸은 쿠쿠와 함께 우리나라 전기밥솥 시장을 이끌어온 양대 업체다. 휴롬은 원액기 제품 자체를 ‘휴롬’이라고 부를 정도로 관련 분야에서 이미 대명사가 된 브랜드다. 자이글 역시 원적외선 전기그릴이란 명칭 대신 ‘자이글’이 익숙할 정도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관련 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최근 몇 년 간 실적 하락세를 경험했다. 때문에 주방가전 영역 안에서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헬스케어’ 등 유망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실적 회복을 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첸은 최근 ‘진공 블렌더’(CM-PV100S)와 ‘텀블러 블렌더’(CM-T600W·CM-T601G) 등 블렌더 2종을 출시했다. 블렌더는 과일과 채소 등을 갈아 음료를 만드는 용도뿐 아니라 요리를 할 때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 필수 주방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쿠첸은 지난해 10월 ‘파워 블렌더’를 출시하며 블렌더 분야에 처음 진입했다. 올 들어서는 유리와 스테인리스 듀얼 용기를 활용한 ‘듀얼 초고속 블렌더’ 등 다양한 블렌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진공 블렌더 등 2종을 출시하면서 관련 제품군을 한층 강화했다. 쿠첸은 이달 들어 오븐을 겸한 에어프라이어인 ‘더 와이드 에어프라이어 오븐’도 출시했다.
휴롬은 티마스터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주전자를 응용한 주방가전인 티마스터는 버튼만 누르면 재료에 따라 최적의 시간과 온도로 차를 우려내는 기능을 한다. △잎차·꽃차 △과일차 △한방차·약탕 등 기능을 통해 원재료 맛과 향, 영양, 농도에 최적화한 차를 만들 수 있다.
휴롬은 원액기에 이은 신사업으로 2016년 말 티마스터를 처음 출시했다. 티마스터는 이듬해 1만대에 이어 지난해 5만대로 판매량이 1년 만에 무려 5배 성장했다. 휴롬 관계자는 “티마스터 판매량은 올 상반기 2만 1000대로 연말까지 6만대 이상 판매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티마스터를 전기주전자 시장으로 확대할 경우 조만간 테팔과 필립스 등과 함께 ‘빅3’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롬은 티마스터 외에 스퀴저도 출시했다. 휴롬 퀵스퀴저는 오렌지와 자몽, 레몬, 라임 등 과일류를 짜서 착즙주스를 만드는 제품이다. 과일을 반으로 잘라 스퀴저콘에 올리고 손잡이 핸들을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착즙해준다. 이 관계자는 “티마스터와 스퀴저 외에 조만간 블렌더 분야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주방가전업체는 최근 몇 년 새 실적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쿠첸은 2016년 2726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이 이듬해 2373억원, 지난해엔 2234억원으로 줄었다. 휴롬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1728억원, 985억원, 800억원이었다. 자이글 역시 1020억원, 825억원, 558억원으로 매출 하락세가 뚜렷하다.
업계 관계자는 “주방가전업체들이 과거 내놓은 히트작이 성숙기에 이르고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공통적으로 실적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다”며 “때문에 기존 기술을 응용해 주방가전 분야에서 영역을 넓히는 한편, 헬스케어 등 유망한 분야에 진출해 실적 만회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