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로 불리는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사건도 변수로 거론된다. ‘정윤회 사건’은 어떤 식으로 입법과 연계될지 예단이 어려울 정도로 폭발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공무원연금 개혁-4자방 국조, 본격 테이블로
여야 모두 입법과제가 산적해 임시국회 소집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여당은 “야당과 합의할 것”(이완구 원내대표)이라고 했고, 야당도 “즉시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서영교 원내대변인)이라고 했다.
최대쟁점은 여권이 칼을 빼든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여야 합의에 따라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한 현안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에는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꾸자는 내용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제출돼있다. 다만 야당의 반대로 상정되진 않았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역대 정권에서 매번 실패했던 난제 중 난제다. 정치권에서는 “이것만 해도 ‘성공한 정권’ 소리를 들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뿌리깊은 공무원조직의 저항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빅딜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특히 야당은 두 사안을 협상카드로 함께 올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야당 정책위 관계자는 “여당은 2016년 총선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과 4자방 비리 모두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다고 여길 것”이라면서 “빅딜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경우 여당 내부에서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한 재선 의원은 “(지도부가 주장하는) 연내 처리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와중에 최근 ‘정윤회 사건’이 갑자기 터지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공무원연금-4자방’ 빅딜설 구도가 깨졌다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이 의혹에 대한 국조까지 요구한 상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윤회 사건의 추이에 따라 연말 정국이 좌우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영란법 연내처리 주목‥부동산법 쟁점도 관심
다른 상임위에도 쟁점들이 즐비하다. 여야는 이미 각 상임위별로 중점법안을 정해놨다. 여야는 새해 예산 처리 이튿날인 이날부터 법제사법위·정무위·외교통일위·기획재정위·안전행정위 등 8개 상임위에서 법안을 심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실업급여 전용계좌의 돈은 압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실업급여 자격자가 신청하는 경우 실업급여만 입금되는 전용계좌에 지급하고, 해당계좌의 예금에 관한 채권은 압류할 수 없도록 한 게 골자다.
부동산 입법도 쟁점으로 꼽힌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여야 간 시각이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여당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폐지 △재건축 조합원 다주택 공급 허용 등을 ‘부동산 3법’으로 규정했다. 이에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에 계류돼있는 종교인과세(소득세법 개정안)도 이번 달 중으로 처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국회 보건복지위도 또 한 번 입법전쟁이 불가피하다. 담뱃세 2000원 인상은 이뤄졌지만 흡연 경고그림 도입(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미뤄졌기 때문이다. 여야 간 의료영리화 논쟁이 불붙었던 의료법 개정안도 쟁점법안으로 분류된다.
이외에 정부·여당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박근혜표’ 경제활성화법인 관광진흥법 개정안과 크루즈산업 육성·지원법 제정안 등의 처리 여부도 주목된다. 하지만 야당은 이를 ‘가짜 경제법안’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