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경제제재 확대에…수출 결제대금 떼일 위험 커졌다

무역보험공사 해외시장 신용위험보고서
글로벌 신용위험지수 3.2%→4.7% 상승
  • 등록 2023-06-12 오후 7:20:40

    수정 2023-06-12 오후 7:20:4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 확대 등 여파로 우리 기업이 제품 수출이나 현지 사업 과정에서 대금을 떼일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보험공사 2023년 해외시장 신용위험보고서 중 연도별 글로벌 신용위험지수 추이. (표=무보)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K-SURE)가 12일 K-SURE 해외신용정보센터에 공개한 2023년 해외시장 신용위험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위험지수는 2021년 3.2%에서 2022년 4.7%로 1.5%포인트 올랐다. 우리 기업이 거래하는 해외기업 100곳 중 불량신용등급(R급) 기업이 1년 새 3.2개에서 4.7개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무보는 우리 기업의 수출 위험을 보완하기 위한 무역보험 운용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연 5만 건의 해외기업 신용평가 데이터를 토대로 국가·지역별 신용위험 발생 가능성을 분석해 매년 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 지수는 2020년 3.6%에서 2021년 3.2%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다시 4.7%로 늘었다.

보고서가 집계한 불량신용등급 기업은 재작년 993개에서 지난해 1173개로 늘었다. 해외기업의 영업실적 악화와 함께 미국 등의 대러 경제제재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보고서는 특히 러시아의 불량신용등급 비율이 1년 새 6배가량 늘어 지난해 43.1%가 됐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거래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경제제재 강화를 유발했다.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기업은 러시아 외 주요은행과 달러 거래를 하지 못해 돈이 있더라도 송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를 빼면 베트남(3.5%)과 튀르키예(3.3%)의 지난해 신용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도매·상품중개업 업종의 단기수출보험 사고 발생이 늘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의 위험지수는 2.9%로 절대적으론 미국(3.2%)보다 낮았으나 지난해 코로나 도시 봉쇄정책 여파로 12개 평가 대상국 중 가장 많이 늘었다. 중국은 1.6%에서 2.9%로 늘어난 반면 미국은 4.1%에서 3.2%로 낮아졌다.

이인호 무보 사장은 “앞으로도 수출기업의 시장 개척과 위험 관리를 위한 다양한 실용 정보를 만들어 공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2023년 해외시장 신용위험보고서 중 주요국 신용위험지수 2021~2022년 변화 추이. (표=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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