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끝까지 일하겠다”…총선 출마설 일축

비공개 임원회의서 중도 사퇴설 선긋기
“감독원에 거머리처럼 붙어 열일할 것”
  • 등록 2023-03-14 오후 7:57:34

    수정 2023-03-14 오후 7:57:3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감독원에 딱 달라붙어 끝까지 일하겠다”며 내년 4.10 총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이복현 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비공개 임원회의에서 “금감원은 검찰만큼 중요한 조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 상황인데 감독원이 검찰만큼 중요한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감독원에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감원 직원들에게 “금융회사의 책임경영을 주문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책임감 있는 감독을 실천합시다”라고 당부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 원장은 작년 6월7일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으로 취임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일 12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이 원장이 ‘총선 총동원령’에 따라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은행의 ‘이자 장사’나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 이 원장의 거침없는 발언이 나오면서 총선 출마설이 더 힘을 받았다.

하지만 이 원장이 3년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연내에 중도 사퇴할 경우, 금융감독 행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특히 시장은 잇단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먹구름이 낀 상태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의 작년 4분기 ‘어닝쇼크(실적 저하 충격)’는 실적 악화 신호탄이었다. 최근에는 SVB 사태까지 겹쳐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이때문에 이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에게 “이런 일을 함께 해보자”며 경제 리스크 대비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맡고 있는 직분에 충실하겠다는 원장의 의지가 크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감독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책임경영을 주문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책임감 있는 감독을 실천합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한발 앞서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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