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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타결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도크에는 다시 바닷물이 들어차고 5주 만에 선박 진수 작업이 재개됐지만 대우조선은 산적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 23일부터 보름간 여름 휴가 기간이지만 일단 밀린 선박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대우조선 직원 상당수는 휴가까지 반납한 상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밀린 납기를 맞추기 위해 공장 근로자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으로 옥포조선소 1도크는 공정이 5주 가량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의 방산·상선 부문 분리 매각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분리 매각 얘기는 지난 2015~2016년부터 나왔는데, 그것이 좀 힘들었던 게 대우조선 방산과 상선 모두 철판 절단 공장 등을 같이 쓰고 있는데 만약 분리하려면 새로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도 실익이 없다고 해서 접었던 사안인데 추가로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이 시나리오를 현재 산업은행 입장에서 추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대우조선 파업과 관련해 모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국민 세금을 1원도 추가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업 철회를 촉구하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됐지만 이미 11조 원 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데다 매각 성사 가능성도 불확실한 대우조선에 취임한 지 한 달여 된 강 회장이 또다시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는 결정을 하기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산업은행 측은 구체적으로 대우조선 처리 방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우조선 처리와 관련) 특정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일단 컨설팅 결과가 나와야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위 등 정부 측과 만나 대우조선 처리 방향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