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이온 배터리 시대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전고체 배터리에서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삼성SDI(006400)는 전고체 배터리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개발 계획을 소개했다.
“전고체 배터리, 과학적으로 증명할 과제 많아”
이날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셀(Cell)선행개발센터장(상무)은 차세대 배터리에 대해 “리튬-황, 리튬-에어, 전고체 등 가운데서도 전고체 배터리가 가장 유망한 배터리로 주목 받는다”면서도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할 과제가 많은 데다 증명되더라도 상업화·대량 생산에 이르기까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배터리 개발 방향으로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수명, 안전성 등이 꼽혔다. 김 상무는 “1회 충전할 때 500㎞가량인 주행거리를 더 늘리기보단 고객 입장에선 급속 충전과 저온에서의 출력 등 실제 주행할 때 느끼는 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현재 800사이클 정도(30만㎞)인 수명을 늘리는 것 역시 전기차 이후 2차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차원에서도 가치 있는 연구가 될 것”이라고 봤다.
고객사인 완성차업체에서 요구하는 배터리 가격 하락에 대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 물량을 보장함으로써 원재료 비용을 낮추거나 소재과 공정, 스마트 팩토리 등 저비용 구조로 디자인하고 있다”며 “배터리 가격을 블룸버그NEF가 전망한 2025년 kWh당 86달러까진 어렵겠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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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삼성SDI 전략마케팅팀 그룹장은 “쉽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향해 간다”고 강조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제어할 수 없는 환경 아래 폭발할 위험이 내재돼있어 결국 안전상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그룹장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에 쓰이는 흑연 대신 리튬메탈로 대체해 전고체 배터리를 더욱 작게(compact) 만들 수 있다”며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 두 방향성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은 토요타에 이어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수가 두 번째로 많을 정도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서 앞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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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열중하는 이유로 정 그룹장은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이 전고체 배터리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급속 충전과 에너지 밀도 향상 등 기술 선도(Leading) △상용차 등으로 적용 범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장수명(Longer cycle) △배터리 가격 하락(Lower cost) △셀 대형화(Lager cell) △부품 최소화(Less component) 등 ‘5L’ 전략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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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두 기업 간 시각차는 실제 투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SNE리서치가 추정한 2030년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은 LG에너지솔루션 815GWh, 삼성SDI 254GWh로 3배 이상 차이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전기차 시장인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데 비해 삼성SDI는 아직 미국에서 배터리 셀(배터리의 기본단위)을 생산하지 않는다. 유럽에서의 생산능력을 비교해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70GWh에서 100GWh 이상으로 확충할 예정인 데 비해 삼성SDI는 지난해 말 30GWh대 후반에서 현재 40GWh 중후반대로 증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