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혈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호흡기 감염 전문가인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AZ 백신에 경고문을 부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 (사진=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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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다른 대안이 있다면 AZ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대안이 별로 없기에 (AZ) 접종을 하게될 경우 (혈전) 증상들에 대해 철저하게 알리고 초기에 확실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유럽 발표에 따르면 2500만 명이 주사를 맞아 그 준 86건의 사례(혈전)가 나왔고 영국은 2000만 명이 접종해 79건의 사례가 나왔다”며 “25만 명 중 1명 정도는 최소한 이 혈전이 나온다고 보고된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일반적인 혈전은 오래 누워 있거나 수술 후 혈액순환이 안 되면서 피가 응고되는 것으로 대부분은 다리에 혈전이 생긴다”며 “그 혈전이 혈관을 타고 올라가서 폐동맥을 막는 게 폐색전증으로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에 생긴 혈전은 AZ 백신 접종 후 2주 이내, 주로 60세 미만에서 발생했고 복강 내 출혈뿐 아니라 뇌정맥동 혈전이라는, 100만 명 중에 한 많아야 3명 정도 나오는 희귀한 혈전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이는 파종성 혈관 내 응고장애로 혈소판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보는 혈전이 아니라 굉장히 희귀한, 예방도 어렵고 치료도 어려운 혈전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제품에 경고 문구가 없기에 의료진들이 백신 접종을 한 뒤 접종한 분들에게 얘기를 못 하니까 국민들은 증상이 생겨도 모르고 넘어간다”면서 AZ가 유발하는 혈전이 치료가 어려운 만큼 초기 진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에 진단하게 되면 면역 글로불린을 투여하면 호전이 되는 사례가 독일에서 나왔다”며 “두통이 3일 이상 지속이 되거나 시야가 흐려진다든지 복통이 온다든지 숨이 찬다든지 다리가 붓는다든지 이런 것들은 혈전과 연관이 있는 증상이기에 (병원을 급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스트라제네카(AZ) 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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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늘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특수학교·보건 선생님 등을 대상으로 한 AZ 백신 접종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전날(현지시간) AZ 코로나19 백신과 혈전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며 이를 AZ 백신의 부작용으로 정식 등록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EMA 조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 자문,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국내 접종계획을 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