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하는 혁신위, 시간 달라는 與 '줄다리기'…비대위설까지 제기

인요한 "혁신안 통과시켜라" 오신환 "셀프해체"
주호영·장제원, 혁신위 '불출마 권고' 우회 거절
김기현도 "총선은 종합예술"…혁신위 속도 조절
이준석 "1~2주 내 김기현 쫓겨난다" 비대위설
  • 등록 2023-11-15 오후 4:08:53

    수정 2023-11-15 오후 10:06:4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중진·친윤(親윤석열) 의원을 향해 권고한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를 두고 국민의힘과 혁신위 간 신경전이 15일 이어지고 있다. 당이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조기 해체 밖에 없다는 강경론이 등장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총선은 종합예술”이라며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여기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주 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가능성을 제기하며 혁신위발(發) 균열에 불씨를 당겼다.

혁신위는 지난 14일 온라인 사전 회의에서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 룰(규칙)과 관련해 △공정 경쟁 △도덕성 확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청년층의 의사를 현장에서 어떻게 수렴할지, 정책 안건을 포함해 의논할지 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특히 당 지도부 태도가 바뀌기 전까진 안건을 내지 말고 시간을 주자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4일 오전 제주도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도 혁신위에선 당 지도부에 출마 관련 결단을 촉구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당에 혁신안을 빨리 통과시켜라, 같이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뭘 하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혁신위원 역시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 전체가 몰락할 수 있다”며 “당이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혁신위가)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체하는 것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지금까지 혁신위가 제안한 1호 혁신안은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로 의결됐지만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세비 삭감 등 입법 사항이 포함된 2호 혁신안은 보고만 됐다. 당 지도부 등에 대한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 권고에 대해 대구 5선을 지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에서 정치를 마치겠다”고,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지도부에서도 그에 대한 답을 내놓진 않은 상황이다.

혁신안을 두고 당과 혁신위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자 이준석 전 대표는 비대위설에 불을 지폈다. 이 전 대표는 BBS 라디오에서 “인요한 위원장이 중진과 윤핵관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앞에 카펫을 깔려고 하는 것 아니냐. 결국 1~2주 내 김기현 대표는 쫓겨난다”며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꼽았다.

비대위설까지 나오자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은 단편 예술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작품인 만큼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나갈 것”이라고 리더십을 다잡았다. 혁신위에 대해 김 대표는 “혁신위가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고 그것이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당대표실 핵심 관계자는 “총선은 상대가 있는 전쟁이어서 여러 가지 시점을 보고 받아치는 것인데 혁신위는 빨리만 가자고만 한다”며 “혁신위가 잘하고 있지만 압박을 하니까 문제다. 뚜렷한 기준 없이 용퇴를 촉구할 순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위원회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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