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끝 안심 일렀다 ‘인천’ 태풍급 피해…남부 ‘찜통’

인천 중구 시간당 80㎜…도심 침수 등 곳곳 피해
경인국철 침수로 운행 차질…강원철원 등도 인명 고립 등
대구 35도, 제주 36도 남부는 폭염…중부 500㎜ 비 올 수도
  • 등록 2022-08-08 오후 4:40:00

    수정 2022-08-08 오후 9:26:23

인천 내륙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8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지방경찰청 앞 도로의 가로수가 강풍을 맞고 쓰러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태풍 수준이네요.”, “여긴 비 안오는데.”

중부에 내린 집중호우로 수도권엔 물난리가 난 반면, 이번에도 강수가 빗겨간 남부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며 극단적 대비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잦은 침수가 발생했던 인천중구는 강한 바람을 동반한 시간당 80㎜ 이상의 매우 거센 비가 내리면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심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는 등 태풍급 피해가 속출했다. 반면 남부지방을 비롯한 충청권 이남에서는 비는 커녕 낮 최고 36도 이상의 무더위가 이어졌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 시간대에 시간당 강수량은 연천 100㎜, 인천 84.8㎜, 포천 81.5㎜, 철원 78.5㎜, 양주 78㎜, 가평 75.5㎜, 서울 구로 62㎜, 서울 양천 65㎜ 등을 기록했다.

이같은 집중호우로 경인국철 주안역에서 도하역 구간 하행선 2개 선로가 침수돼 운행에 차질을 빚었고, 수도권과 강원도 곳곳에서 인명이 고립되고 시설물이 침수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주요 댐들은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한강의 홍수 조절 최후 보루인 소양강댐 수문 개방이 검토중이다. 소양강댐이 이번에 수문을 개방하면 2020년 8월 5일 이후 2년 만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최대 500㎜에 달하는 비가 내리면서 장마 때보다 더 자주,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 충돌로 정체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블로킹’ 현상이 더해져 대기 흐름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인천 내륙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앞 도로에서 시민들이 침수된 차량을 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폭우를 불러온 정체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에 위치한 한랭 건조한 대륙 기압의 충돌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우리나라 북동쪽 오호츠크해 인근에 만들어진 저지고압능(따뜻한 공기가 수직으로 쌓여있는 형태)이 대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것을 막는 블로킹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10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등은 100∼250㎜, 많이 오는 곳은 350㎜ 이상의 ‘물 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11일까지 이어지는 비를 포함하면 강수량이 500㎜에 달하는 지역도 있겠다.

반면 대구와 제주는 이날 낮 최고기온이 35~36도로 오르며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남부지방 및 제주는 때로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한주 내내 찜통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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