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애플은 2.85% 오른 반면 테슬라는 1.47% 내렸고요, 라이다 센서(LiDAR·주변 물체 거리 감지 센서) 관련주들은 폭등했습니다. 애플카에 필요한 라이다 센서는 외부에서 공급받는다는 전망에 루미나테크놀로지(+6.32%), 벨로다인 라이더(+10.94%)가 급등했죠. 그렇다면 애플카에 대한 회의론자와 긍정론자의 반응은 어떨까요?
회의론자 “낮은 수익성·이미 실패했던 계획” 지적
주가는 올랐으나 애플카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우선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자본집약적인 일로 수익성이 매우 낮다는 게 첫번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것 자체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따라서 실제 개발을 위한 것이라기 보단 연구개발(R&D)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이 제기되죠.
짐 수바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많은 분야에서 R&D를 수행 중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타이탄(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의 얘기를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면서도 “자동차 생산의 수익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애플이 실제 자동차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선 매우 회의적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10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평균 매출총이익(Gross margin)은 15% 수준인데요, 현재 애플은 38% 수준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모델3 개발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에 팀 쿡과 접촉해 테슬라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그는 회동을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테슬라 인수도 거절했던 애플이 이제와서 자율주행차라니 말이 안 된다’는 말도 나오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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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플 주가가 오른 걸 보면 시장은 ‘애플카’라는 발상이 영 허황된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실제 월가의 몇몇 애널리스트 역시 애플이라면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애플은 돈도 많고,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능력도 있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자동차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의 능력도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에 강한 애플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애플카, SW 구독서비스만 팔까?
다만 애플이 진짜 자동차 업계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직접 자동차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자동차를 팔면서 다른 전통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고 교통 관련 구독서비스(transportation subscription)를 팔 것이라고 봤죠. 애플이 자신의 강점인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더 나은 승차 경험을 위한 구독서비스 사업을 하며 수익을 창출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애플을 분석하던 애널리스트였던 진 문스터(Gene Munster) 루프 벤처스 창립자는 애플이 자동차 관련 소프트웨어를 다른 자동차업체에 팔 수(라이센스 판매)도 있지만, 이 경우 최종 자동차 생산은 다른 업체가 하기 때문에 애플의 브랜드 감각을 유지하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애플은 아이폰처럼 ‘아! 애플이다!’ 할 만한 고유한 브랜드 감각으로 장사를 해왔고, 통제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런 방향의 사업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죠. 애플이 제2의 테슬라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