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집행이사회는 이스라엘 공습에 숨진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하심 사피에딘(60)을 임명했다.
| 헤즈볼라 고위 관리 하심 사피에딘(가운데)이 7월 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모하메드 나세르의 장례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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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등 중동언론에 따르면 사피에딘은 나스랄라의 사촌이자 헤즈볼라 집행이사회 이사장, 헤즈볼라의 군사 작전을 기획하는 조직인 지하드 평의회 의장으로 헤즈볼라 수뇌부 2인자로 관측된다.
사피에딘은 덥수룩한 수염 등 외모가 나스랄라와 닮았으며, 이들은 이란·이라크 등지에서 함께 신학을 공부했다. 사피에딘은 1992년 헤즈볼라 사무총장직에 오른 나스랄라의 부름으로 레바논에 돌아와 헤즈볼라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미국과 이스라엘, 역내 비우호적 국가에 적대적 행위를 주도해왔다. 1998년 핵심 직책인 집행위 이사장에 올라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사실상 내정됐다.
사피에딘은 반미, 반이스라엘을 기치로 내걸고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이란 지도부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그의 형제 압둘라는 이란 주재 헤즈볼라 대표이며, 그의 아들은 2020년 미군 무인기 공습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딸과 결혼했다.
사피에딘은 나스랄라가 지난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의 지하 사령부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할 당시 피격 현장에 있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사피에딘은 미국 정부의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 명단에 올라 자산동결 등 제재를 받아왔다. 이란의 역내 라이벌인 이슬람 수비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사피에딘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