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룡대전'에 이천수 불똥도…`총선 D-30` 긴장하는 경찰

이천수, 유세 현장서 두 남성으로부터 폭행과 협박
총선 뜨거워지며 선거 사건 증가 예상
경찰, 현장 범죄예방부터 수사까지 총력
  • 등록 2024-03-11 오후 4:33:25

    수정 2024-03-11 오후 4:34:18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 달가량 남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열기가 무르익으면서 경찰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 정치인이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선거 운동을 돕는 유명인까지 폭행당하는 일이 생겨 ‘정치 테러’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오른쪽)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천수 후원회장 (사진=뉴스1)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달 말 기준 단속한 선거 범죄는 총 181건 280명으로 이 중 7명은 송치되고 210명은 수사 중이다. 금품수수가 31명, 허위사실 유포가 142명, 공무원 선거관여가 7명, 선거폭력이 2명, 기타가 90명 등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후보자 간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시작되면서 선거 관련 사건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엔 총선 대진표가 점차 완성되면서 주요 인사가 맞붙게 된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원희룡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은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에 대한 폭행 사건이 발생한 인천 계양을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에서 원희룡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붙게 되면서 이른바 ‘명룡대전’으로 불리며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선거 운동을 돕던 이씨가 모르는 남성 2명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씨는 지난 7일 오전 7시 28분께 인천시 계양역에서 출근하는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던 중 70대 남성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 A씨는 악수를 청하면서 다가간 뒤 손을 잡고 무릎으로 이씨의 허벅지를 가격했고 이후 주변의 제지에도 추가 폭행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또다른 남성 B씨는 인천시 임학역 부근에서 이씨에게 다가가 한 손에 드릴을 들고 위협하기도 했다. B씨는 이씨에게 ‘가족의 거주지를 알고 있다’며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총선 후보의 후원회장인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씨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남성 2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현재 A씨와 B씨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됐으며 폭행과 협박 혐의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연이어 피습당한 후 ‘주요인사 신변보호 TF’를 구성해 운영해왔으나 유세 현장에 나타나는 연예인 등 방송인을 겨냥한 폭행 사건까지 벌어지며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일엔 주진우 전 기자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경기도 수원 유세 현장을 찾았다가 국민의힘 지지자와 유튜버들의 거센 항의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급하게 자리를 뜨기도 했다.

경찰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엔 추가 경력을 충분히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각 시도청의 △기동순찰대(전국 28개) △형사기동대(전국 43개)를 활용해 가시적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유세현장의 안전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거폭력 등 선거 범죄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12일 전국 경찰관서에 ‘선거사범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비, 예방 업무도 중요하지만 이번과 같이 선거폭력이 발생했을 때 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라며 “경찰은 후보자와 선거 관계자에 대한 선거 폭력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등 엄정조치하고 중대한 불법행위에 대해선 구속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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