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만난 이재명 "집안에 폭탄 던지기 중단하길, 승리 위해 단합해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당원과의 대화 진행
"서로 공격하면 적대감만 커져"
박지현·이낙연 제명 청원, "힘 합쳐야" 강조
前 비서실장 사망엔 "안타깝고 죄송"
  • 등록 2023-03-14 오후 7:36:42

    수정 2023-03-14 오후 7:36:42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당 안팎으로 불거진 본인의 문제에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당원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어 최근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대규모 이탈표 발생으로 격화한 당 내홍과 강성 당원들의 의원 찍어내기 및 제명 청원, 측근의 사망에 대한 심경 등을 상세히 밝혔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에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고, 문자 폭탄을 보내는 당원들을 향해 “심경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무엇보다 단합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사에 마련된 ‘당원존’에서 당원과의 대화를 진행 중이다.(사진=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갈무리)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있는 ‘당원존’에서 당원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날 대화는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와 이 대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앞서 사전에 공지된 이날 대화 주제는 △아프다 많이 아프다(체포동의안 표결 대규모 이탈표에 대한 소회) △좌표 △색출 △청원에 대한 입장 △4·5 재보궐 선거였다.

이 대표는 2시간가량 이어진 행사에서 내부 균열과 갈등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당원들에게 ‘비명(非이재명)계’ 찍어내기를 중단해 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이 대표는 “내부의 갈등, 균열은 외부의 공격에 비하면 적은 비용으로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가 제일 경계해야 할 부분이 바로 균열과 갈등”이라며 “가급적이면 달라도 수용하고, 같은 점을 보면서 더 벌어지지 않게, 더 가까워지게 우리 안에 동지에 대한 증오심 이런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정당은 다양성이 생명이고 다양한 의견표출이 가능하다”며 “그런데 ‘넌 왜 나와 생각이 달라’라고 해서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을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는 모르겠는데 당의 단합을 해친다. 적대감이 더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누가 손해인가. 우리 민주당 전체, 민주진영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고 빗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당원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당권유 내지 징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영구제명 청원에 대해서도 답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이낙연 전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의 이탈표 조직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들은 당 지도부 응답 요건인 동의 5만명을 훌쩍 넘었으나 그간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답변을 미뤄왔다.

이 대표는 “누구를 제명하자고 청원하면 제가 뭐가 되겠나”라며 “내용도 ‘이재명을 어쩌고 저쩌고’ 해서 징계하라는데 그렇게 하면 적대감이나 이런 것이 더 심해지지 않겠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제가 그냥 일반 당원의 한 사람이면 ‘싸우나 보다’ 이럴 수 있는데 저는 지금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최대한 균열과 갈등을 줄이고 내년 총선, 나아가서는 우리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사람”이라고 당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이 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은 여전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당원은 “우리가 얼마나 참았는지 아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또 다른 당원은 “대표를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런 심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들을 달래며 “그러나 그 결과로 제가 입장이 매우 난처해지고 있고 당의 리더십에 손상을 입고, 당의 단합에 도움이 안되는 결과가 되고 있다. 의도한 것과 다른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이유로 들며 당의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가. 총선에서 나쁜 결과가 나면, 그래서 상황이 입법부까지 넘어갈 경우 그 퇴행의 속도나 강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실제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고, 그 중 제일 중요한 게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전모씨에 대해서도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성실하고 청렴하고 최선을 다하는 진짜 공직자의 표상 같은 분이었다”며 “제 곁에 있었다는 이유로 당한 일이어서, 제가 어떤 방식이든 간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복잡한 속내를 밝혔다. 이어 “저를 잡기 위해 주변을 잡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져서 정말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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