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싶은데 뺨맞은 카카오3형제, 시총 4.2조원 증발

카카오, 4.49% 하락…카뱅·카페도 8.05%·10.22% 내려
13일 사라진 시총만 4조2544억원…카겜 시총 규모
美 물가 우려에 성장주 침체 우려 깊어져
임원 '먹튀' 논란 6개월만 2대주주 블록딜… 투심 '싸늘'
  • 등록 2022-06-13 오후 5:49:32

    수정 2022-06-13 오후 5:49:3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카카오 3형제(카카오(035720),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377300))가 나란히 급락하며 시가총액 4조원이 하루 아침에 증발했다. 2대주주의 카카오페이(377300)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투자심리가 쪼그라든데 이어 미국 나스닥이 급락하며 성장주에 대한 의구심까지 커지며 카카오주 전반적으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3일 카카오(035720)는 전 거래일보다 3600원(4.49%) 하락한 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의 약세(-3.52%)보다도 가파른 내림세다.

카카오는 장 중 한 때 7만6100원까지 내려가다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종가 기준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역시 전 거래일(10일) 35조6303억원에서 34조289억원으로 줄었다.
출처:마켓포인트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페이(377300)도 마찬가지다. 이날 카카오뱅크(323410)는 전 거래일보다 3150원(8.05%) 하락하며 3만6000원을 기록, 상장 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8조6456억원에서 17조1454억원으로 줄었다. 카카오페이(377300) 역시 7만6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 거래일보다 8700원(10.22%)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11조2770억원에서 10조1242억원으로 감소했다.

코스피에 상장된 카카오 3형제의 시총만 4조2544억원이 날라간 셈이다. 이날 증발한 시총은 코스닥에 상장된 시총 상위 4위 카카오게임즈(293490)(시가총액 4조5486억원)와 맞먹을 정도다.

카카오주의 약세는 나스닥의 부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14.20포인트(3.52%) 급락한 1만1340.02에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3월 물가가 8.5%로 피크를 찍었다는 전망도 한번에 무너뜨려 버렸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빠른 인플레이션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과 기대감 으로 오르는 성장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또 다른 대표성장주 네이버(035420) 역시 1만6000원(5.93%) 하락한 25만4000원으로 신저가를 경신했다.

게다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카카오주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도 주가 약세에 한 몫하고 있다. 지난 7일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에 나섰다. 블록딜 이후 알리페이가 보유한 카카오페이 주식은 5101만5천205주(38.52%)에서 4601만5천205주(34.72%)로 줄었고 이날 카카오페이는 15%대 급락세를 탔다.

현재 알리페이는 남은 지분을 120일간 보호예수하기로 했고, 카카오페이 역시 알리페이와의 파트너십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알리페이가 보호예수 후 나머지 물량을 팔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원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받은 주식을 대량 매각하면서 모럴헤저드(도덕적 헤이)논란이 나온지 반년도 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카카오그룹을 둘러싼 투심은 싸늘한 상황이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지분 매각으로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 관련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불거졌다”며 “최근 글로벌 증시의 성장주 주가조정으로 동종 업계 업체들의 밸류에이션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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