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17일 공개한 ‘2022 북한권력기구도’(올해 2월 28일 기준)에 따르면 국회 경제의 설계화 계획 전반을 총괄하는 국가계획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증진하고 정치국 후보위원 중 내각 부총리가 2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또 식량문제 해결에 힘을 쏟는 북한이 내각의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한 가운데, 주철규 농업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는 “8차 당대회 이후 산업 증산·민생 개선을 중심으로 한 ‘5개년 계획 수행’ 강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총참모장과 사회안전상(한국의 경찰청장)은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위상이 격하했다. 통일부는 “규율 부문 및 군 인사에서 다소 잦은 교체와 계급 변화가 있다”며 “당의 지시와 방침을 강조하기 위해 주요 (군)간부에 대한 인사조치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7월 당 전원회의에서 ‘비상 방역에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해 문책을 받은 리병철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던 군 서열 1위 리병철은 이날 조직도 어디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박정천은 리병철 대신 정치국 상무위원과 노동당 비서로 임명됐지만,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당했다. 총참모장 역시 박정천에서 림광일로 교체됐고, 국방상은 김정관에서 리영길로 바뀌었으며 김정관은 국방성 제1부상으로 좌천되면서 차수에서 상장(별 세개)으로 내려갔다. 군 수뇌부 중 유일하게 보직을 유지한 권영진 총정치국장 역시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됐다.
사회안전상의 경우 재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리영길→김정호(추정)→장정남→리태섭으로 세 차례나 교체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지난해 6월 이후 개최되지 않아 부위원장이 누구인지 확인이 어렵지만, 리병철이 기존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고 박정천이 당 비서 관련 업무를 다 이어받은 걸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출직에 대해선 공식 보도하는 경우가 많은 북한이 아직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리태섭 국무위원 인사조치를 보도하지는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내외적으로 체제 선전과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당의 핵심 전문부서인 선전선동부 부장은 주창일이 맡는 것으로 통일부는 파악했다.
앞서 박태성이 지난해 1월 당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으로 임명됐다가 그해 2월 김정일 생일 79주년 사진전람회 개막식 참석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추며 처형설까지 제기됐고, 이후 리일환 당 비서가 선전선동 비서와 선전선동부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추정됐었다.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부의장 1명은 공석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당과 내각에도 기존 조직이 통폐합되고 새 조직이 생기는 등 변화가 나타났다.
당 전문부서에선 문화예술부가 새로 만들어지고 신소실이 통폐합되며 현재 총 22개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교육부장은 태형철, 근로단체부장은 리두성, 문서정리실장은 박정남이 맡는 것으로 보인다.
내각에선 수매양정성·원유공업성·일용품공업성·전자공업성·지방공업성·체신성 등 기존 6개 조직이 조정 및 통폐합된 것으로 추정되고 정보산업성과 식료공업성이 새롭게 추가됐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오는 4월에 심상치 않은 정세가 있을 걸로 본다”며 올해가 정주년인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4월 25일)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