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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연례 회동을 갖고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해왔다”고 미국의 전임 정권들과 차별성을 강조하며 이처럼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訪南)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한국시간으로 2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도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한 데 대한 첫 응답이었다.
문 대통령, 정 실장과 김영철 간 자세한 회담 내용은 정 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 간 핫라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곧바로 전달됐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조만간 이뤄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에서 북미대화 조건에 대한 보다 정확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 조야에선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명’이나 ‘핵실험·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선언’ 정도의 성의를 보이면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 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고집할 경우 북미대화는 다시 요원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북한을 더 강하게 몰아세웠다. 조지 H.W. 부시·빌 클린턴·조지 W.부시·버락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내가 여기(백악관)에 오기 전에 다른 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오래전에 해결했어야 했다”며 “그들은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전임정권을 비판하는 동시에 북한을 겨냥했다. 특히 클린턴 정부를 두고 “수십억 달러를 그들(북한)에 줬다”며 “그것은 매우 끔찍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