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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체들은 계엄·탄핵 정국에 조심스럽게 추진하던 연말 마케팅을 다시 본격화하는 중이다. 혼란한 정국에 행사를 펼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탄핵 가결로 어느 정도 상황이 안정됐다는 안도감에서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정국이 더 길어졌다면 타격이 컸을 것”이라며 “연말 행사 기간을 늘리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주요 백화점들은 곧 ‘설 선물 세트 예약 판매’ 포문을 열고 연말 분위기를 달군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이날 360여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며 예약 판매를 개시했다. 국내 주요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역시 오는 20일부터 설 선물 세트 예약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행·호텔 업계도 한숨 돌린 분위기다. 여행업계는 앞서 영국 미국 등 해외 주요국들의 ‘한국여행 주의보’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해외 팸투어(단체 여행)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호텔업계도 연말 기업의 컨벤션 행사나 송년회가 취소되면서 피해를 입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어수선한 분위기에 취소나 연기 문의가 많았는데 최근 그런 문의는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마트(139480)는 이달 말까지 스테이크 양갈비부터 만두, 사골곰탕, 샴푸 등 40개 생필품까지 최대 50% 할인하는 ‘가격파격선언’ 행사를 연다. 롯데마트도 오는 18일까지 ‘스노우플랜 윈터 페스타’를 열고 한우 등심 등을 회원가 기준 60% 할인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대표 연말 세일인 ‘홈플대란’을 진행 중이다. 육류와 과일 등 먹거리를 최대 절반 가격에 내놓고 있다.
“끝 아니다” 최소 5개월 경제적 여파 나타날 것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불러온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도 경제적 여파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았다. 당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6년 10월은 102를 기록했다. 이후 12월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94.1로 하락했다. 2017년 1월에는 93.3까지 떨어졌다. 4월이 되어서야 101.2를 기록해 100을 회복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 이하면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가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하락부터 회복까지 최소 5개월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실제로 아직 고환율과 주가 하락 등 기업들의 여파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고착화하고 있고, 코스피는 2400대로 물러난 상태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 리스크만 해소됐을 뿐 길게 보면 잠재적 위협 요소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정국으로 당장 물건 판매가 급감하는 등의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소비자 심리를 지배한다는 게 무서운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대선이 진행되고 안정화하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