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광풍 왜…교육과열 근본 해결, 노동시장 격차 줄여야"

한은·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공동 심포지엄
김현철 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
"입시경쟁 완화, 한은 제안 지역별 균형선발제 공감"
"근본적인 해결책은 노동시장 지나친 격차 줄이는 것"
  • 등록 2024-08-27 오후 5:19:17

    수정 2024-08-27 오후 5:19:17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교육과열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노동시장 격차 해소에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의사만이 유일하게 안정적인 고소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의대 광풍’을 불러왔다고 지목했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지난 5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제4회 미래 문화예술교육 포럼’ 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 관악구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한은·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공동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은 입시경쟁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별 균형선발제’를 제안했다. 대학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학생들을 선발하자는 것으로, 사교육 과열로 인한 지역별 교육기회 불평등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완화하자는 취지다.

김 교수는 지나친 입시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지역별 균형선발제 시행에 공감하면서도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격차를 해소해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승자독식화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2022년 세계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상위 10%와 하위 50%의 소득점유율 추이를 봤을 때 1990년대 이전보다 상위 10%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하위 50%는 하락했다. 특히 상위 0.1%의 구성원을 뜯어 보면, 대기업 임원 29%, 의사 22%, 금융업종사자 20%의 구성을 보였다. 나머지 29%는 재산을 상속받은 사람이었다.

김 교수는 “의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의과대학에 가는 것이고 대기업 입사는 명문대에 진학해야 한다”며 “좋은 대학을 보내면 아이들이 평생 누릴 수 있는 소득이 커 교육에 대한 지나친 투자는 학부모 입장에선 굉장히 자연스러운 경제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의대 광풍’ 원인을 여기에서 찾았다. 그는 “이들 세 직군 중 의사는 은퇴가 없다”며 “의사만 우리 사회에서 유일하게 안정적 고소득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엔) 안정적인 고소득을 유지하는 대체 직종이 없다”며 “미국은 상대적으로 의사 외에도 양질의 고소득 소득이 많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노동시장의 지나친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고임금 일자리를 보다 촘촘하게 만들고, 보상을 늘리고 실손보험과 비급여 등 일부 의사들의 다소 공정하지 않은 소득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지역별 균형선발제가 ‘Lost-Einsteins’(잃어버린 인재·큰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인재가 경제적·교육적 불평등으로 그 기회를 잃는 것)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 정부의 저소득층 직접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부모가 투자할 여력이 없기에 씨앗을 발아할 수 없다”며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저소득층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왼쪽 다섯번째 부터) 한국은행 총재와 김준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이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행정제도 및 입시제도 개편을 중심으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 좀 풀어볼까
  • 6년 만에 '짠해'
  • 흥민, 고생했어
  • 동전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