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좌?아유미 "이건 선수 좌석"[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이선좌'-'이미 선택된 좌석'..코로나 시댄 '이선백'으로도 활용
예매 화면 보라색 칠해진 '예매 가능 좌석'은 '포도알'
피 튀기는 티켓팅 '피켓팅'...취소 티켓 노리는 티켓팅 '취켓팅'
  • 등록 2023-05-31 오후 4:45:20

    수정 2023-05-31 오후 4:45:2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

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방송 화면 캡처.
◎다음 < > 속 지윤과 유진의 대화에서 (_)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신조어는?

<지윤 : 이달 말에 SF9 콘서트 한대. 같이 가자.

유진: 아 그래? 표는 구했어?

지윤: 있겠지. 한번 알아볼게. (며칠 후) 아! 유진아. 죄다 ()이네. ㅠㅠ

유진: 내 그럴 줄 알았어. 취켓팅이나 노려 보자.

지윤: 응 그래... 어쩔 수 없지.

1)이선좌 2)포도알 3)메추리알 4)공룡알

정답은 1번 ‘이선좌’이다.

신조어 ‘이선좌’는 ‘이미 선택된 좌석’의 줄임말이다. 이는 영화, 연극,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경기 등 예약 진행 시 이미 선점된 자리임을 알리는 창을 가리킨다. 인기 공연이나 경기일 경우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돼 결제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 마주치는 상황이 바로 ‘이선좌’인 것이다.

‘웹 페이지의 메시지’란 제목 아래 뜨는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메시지는 접속자의 일말의 희망마저 무너뜨리는 형벌과 동급인 것으로, 그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코로나19가 절정인 시대 백신 예약 전쟁 당시엔 ‘이미 선택된 백신’이란 의미로도 변형돼 자주 쓰였다.

‘이선좌’와 정반대의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말로는 ‘포도알’이라는 말이 있다. 예매 화면으로 들어가면 보라색이 칠해진 예매 가능 좌석과 이미 누군가 예매해 회색으로 덮인 선택 불가 좌석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보라색이 칠해진 예매할 수 있는 좌석들이 마치 포도알처럼 보인다 해서 이를 ‘포도알’이라고 부른다.

공연과 관련한 신조어들은 이 밖에도 많다. 0.1초의 차이로 성패가 엇갈리는 티켓팅(ticketing)이 마치 피 튀기는 전쟁 같다 해서 생겨난 말인 ‘피켓팅’이 대표적이다. 또 예약 개시 시각에 맞춰 예매창 새로 고침을 빠르게 눌러야 예매를 원활히 할 수 있는데, 이때 ‘새로 고침’을 ‘새고’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갖은 노력에도 예매에 실패했다면 취소된 티겟을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인데, 누군가 취소한 티켓을 노리는 티겟팅은 줄여 ‘취켓팅’으로 부른다.

걸그룹 슈가 출신 아유미는 과거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 출연해 신·구조어 퀴즈 중 ‘이선좌‘가 문제로 나오자 ’이건 선수 좌석이야‘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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