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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8일 차기 회장에 진 행장을 낙점하자 금융권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982년 신한은행을 설립한 재일동포 그룹이 약 15% 지분(추정치)을 보유해 금융지주 가운데 외풍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평가받는 신한금융 회장이 교체된 만큼, 외풍 논란이 일고 있는 다른 지주 회장들도 교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전망이다.
당장 다음주 윤곽이 드러날 농협금융 차기 회장 인사가 교체로 기우는 분위기다. 당초 금융권은 손병환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으나, 최근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등 전직 관료 출신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행시 26회인 이 전 실장은 지난해 6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캠프에서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영입된 인사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라임사태)로 금융위로부터 받은 문책경고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지 않으면 3연임은 불가능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11월10일), “당국이 CEO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재량이 아닌 책무다”(12월7일) 등의 발언을 내며 손 회장을 압박했다.
지주 회장은 아니지만 내년 1월2일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기업은행(024110)장 후임에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는 중이다. 이처럼 전직 관료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가 지주 회장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당국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작지 않다. 당국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외부 인사가 내정되면 민영화한 이유가 사라진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전 금감원장이 피감기관(기업은행) 수장으로 간 전례는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