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고, 줄이고"..4단계 격상에 공연제작사들 '비상'(종합)

공연장, 운영시간 오후 10시까지만 허용
러닝타임 150분 넘으면 운영제한에 걸려
공연시간 더 줄이려 '커튼콜 단축'도 검토
  • 등록 2021-07-09 오후 7:17:26

    수정 2021-07-10 오전 8:27:33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수도권 지역에서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가 오는 12일부터 2주간 적용된다. 최고 수위의 거리두기 시행으로 공연장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됨에 따라 제작사들은 공연 시작 시간을 당기고 인터미션(중간 휴식)을 줄이는 등 속속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연극 ‘코리올라누스’, 뮤지컬 ‘광화문연가’,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포스터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방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거리두기 격상을 발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발표한 ‘새로운 거리두기’에 따르면 4단계에서 공연장은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탕, 실내 체육시설, 영화관 등의 다중이용시설과 함께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대부분의 공연이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는 상황에서 러닝타임 2시간 30분 이상이면 운영 제한 시간인 10시를 넘어가게 된다. 이에 공연제작사들은 이날 오전부터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공연 중단 없이 예정된 일정대로 공연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러닝타임 200분인 연극 ‘코리올라누스’는 오후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해 10시 50분쯤 끝나 4단계에서는 운영제한 시간을 초과한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다음 주 평일 공연부터 공연 시작 시간을 오후 6시 30분으로 1시간 당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하면 오후 10시 전에 공연이 끝나 4단계 ‘방역 수칙을 준수할 수 있게 된다.

러닝타임 180분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티네 공연이 있는 매주 수, 금요일 저녁 공연이 문제였다.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이 10시 30분쯤 끝나 4단계에서는 운영제한 시간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마티네 공연이 있는 수, 금요일의 낮 공연과 밤 공연을 모두 30분씩 당기기로 했다”면서 “이와 함께 전 회차의 인터미션(중간 휴식)도 20분에서 15분으로 줄여 오후 10시 이전에 공연이 끝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연 시간을 더 줄이기 위해 커튼콜을 단축하는 방안도 추가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공연시간 변경 안내(사진=CJ ENM)
국립극단은 오는 12~18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의 평일 시작 시간을 오후 7시로 30분 앞당겼다. 지난달 18일 개막한 이 연극은 러닝타임이 175분으로, 기존 평일엔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해 10시25분쯤 끝났다.

신시컴퍼니는 오는 13~18일 열리는 뮤지컬 ‘시카고’의 인터미션을 기존 20분에서 15분으로 줄이기로 했다. 러닝타임 140분인 ‘시카고’는 평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10시 전에 끝나지만,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을 감안해 공연 시간을 더 단축시켰다.

CJ ENM은 뮤지컬 ‘광화문연가’, ‘비틀쥬스’의 평일 공연 시간을 당겼다. ‘광화문연가’는 30분씩 당겨 평일 밤 공연을 오후 7시, 수요일 낮공연을 2시30분에 연다. ‘비틀쥬스’는 1시간씩 당겨 평일 밤 공연을 7시, 수, 금요일 낮 공연을 2시로 각각 조정했다.

한편 공연계 일각에서는 ‘티켓 오픈’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4단계에선 오후 6시까지는 4명까지, 오후 6시 이후엔 2명까지 모임을 허용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다. 오후 6시를 기준으로 모임 허용 인원에 변동이 생기다 보니 낮, 밤 공연의 좌석 배치를 달리 해야 하는 상황이다. 4단계에서 공연장은 ‘동행자 외 좌석 한 칸 띄우기’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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