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맛 유지기간 30→60일로…농식품부 김치 R&D 로드맵

종주국 기술력으로 늘어나는 저가 수입산 맞대응
2020년 맛·숙성도 표시제 도입…소비자 정보 확대
고속도로 휴게소도 국내산으로…수출 확대도 모색
  • 등록 2019-03-06 오후 2:39:47

    수정 2019-03-06 오후 3:03:22

이재욱 농림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김치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내년까지 품질유지기간을 현 30일에서 60일까지 두 배 늘린 김치종균 개발에 나선다. 김치 종주국으로서 기술력을 앞세워 늘어나는 저가 수입산 김치에 맞대응하고 수출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김치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명실상부 김치 종주국으로서 매년 수출량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정작 국내 시장은 저가 수입산에 빼앗기고 있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9750만달러(약 1100억원)로 전년보다 19.8% 늘어나면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액은 이보다 많은 1억3800만달러어치였다.

중국산 저가 김치 수입…국산 품질 고급화로 맞대응

업계는 식당·급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B2B 김치시장의 약 70%를 중국산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반 가정은 대부분 국산 배추로 김장하지만 김치 완제품 시장에선 수입산이 조금씩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산 김치 가격은 국산 김치의 3분의 1 수준인 만큼 가격 경쟁에서 앞선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수입산의 공세 맞서기 위해 김치 연구개발(R&D) 로드맵을 만들었다. 저가 수입산의 공세를 품질 우위로 맞선다는 게 주 내용이다.

김치
농식품부는 우선 2020년까지 품질유지기한을 현 30일에서 60일로 늘린 김치 종균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5년 후인 2024년엔 기능성을 갖춘 복합 종균도 개발할 계획이다. 종균(starter)이란 발효를 위해 식품에 접종하는 미생물로 발효식품의 맛·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종균 품질유지기한 연장 노력과 함께 종균을 더 오랜 기간 활성화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공정과 포장 기술도 함께 연구한다.

김치 맛·숙성도 등을 보여주는 김치품질표시제도도 2020년 도입기로 했다. 김치의 짠맛·매운맛 등에 대한 빅데이터를 축적 후 이를 등급화해 제품에 표시하겠다는 것이다.

학교급식 김치 품질 표준도 만든다. 어디에서든 최소한의 맛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산 김치’도 원료 95% 이상이 국산일 땐 ‘국내제조 김치’, 모든 원료가 국산일 땐 ‘국내산 100%’로 세분화한다. 김치에 사용한 소금의 국산·수입산 여부까지 구분한다는 취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가격보다는 품질을 더 중요한 선택 요소로 꼽고 있다”며 “품질 고급화로 저가 수입산 김치의 공세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국산 김치 보급…수출도 확대

국내외 수요 확대도 모색한다. 농식품부는 국도로공사와 협업해 내년까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00곳에서 국산 김치를 쓰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는 부귀농협과 공급 계약을 맺은 전북 지역 17개 휴게소만 국산 김치를 쓰고 있다.

군부대에서 소비하는 김치도 완제품 공급 형태로 바꿔 나간다. 현재는 대부분 위탁가공 형태다. 농식품부는 2020년 상반기 공군과 해군교육사령부에 완제품 김치 시범급식을 하기로 했다.

수출 역시 지난해 9750만달러에서 올해 1억1000만달러, 내년 1억2000만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 9%인 수출물류비를 18%로 늘리고 한국산 김치 상표 도용을 막기 위한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국산 김치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소비도 늘려 김치 원료 생산농가의 경영 안정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작년 9월 서울 금천구청 구내식당에서 열린 ‘학교급식 김치 품평회’에서 고등학생들이 여러 업체의 김치를 비교해보고 있다. 서울 금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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