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죽쑤는데…코스닥 580선 넘어 '훨훨'

대형주 실적 모멘텀 상실..중소형주 대안으로 급부상
핀테크 등 연초 정책 효과도
박스권 넘어 600선 도전
  • 등록 2015-01-15 오후 4:30:01

    수정 2015-01-15 오후 4:30:01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코스닥 시장이 힘빠진 대형주에 대한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스피에서 이탈한 기관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급격히 몰리며 순식간에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선 것. 연초 핀테크(Fintech) 등 정부 정책 관련 기대감도 더해지며 중소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분위기다.

15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26% 상승한 581.39에 장을 마쳤다. 이틀째 상승하며 올 들어서만 7% 넘게 급등,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580선을 회복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로 580선 위로만 올라서면 힘이 빠지곤 했던 코스닥 지수가 이번엔 박스권을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연초들어 코스피가 1900선을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사이, 중소형주 위주인 코스닥은 연중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며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강세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풍선 효과’로 설명하고 있다. 주식시장 내 자금이 대형주에서 급격히 이탈한 뒤 갈 곳을 찾다가 자연스럽게 중소형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관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8000억원 넘게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340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하며 수급상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대형주가 외면받는 이유는 성장 모멘텀이 부족한데다 각종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인식 때문이다. 굴지의 중화학기업들이 중국기업에 자리를 내주고 있고,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가파른 유가 하락 등으로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도 상존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같은 대안적 성격에다 연초 정부가 내놓는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중소형주가 각광받는 분위기다. 핀테크와 사물인터넷 등이 부각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불을 뿜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코스닥 대장주인 다음카카오(035720)는 핀테크 관련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올 들어 25% 가량 급등, 시가총액 9조원으로 몸집이 불어났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식으면서 코스닥 시장이 대안으로 부각되며 연초 강세 랠리를 펼치고 있다”며 “급격히 오른 만큼 다소간의 조정이 있겠지만 올 상반기 안에 6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코스닥 시장의 체질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코스닥에서 분식회계 등 문제가 불거진 기업이 많았는데, 이러한 기업들이 상당수 퇴출되고 최근엔 등록 요건이 까다로워지지면서 우량기업들이 늘어났고 실적이 개선되는 비율도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에 기대를 걸기 어렵기 때문에 성장성 높은 중소형주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란 관측이 있는가 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마디 지수대에서 한 차례 쉬어가게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석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의 투자 매력이 너무 떨어져 올해는 중소형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다만 이달 가파르게 오른 만큼 2~3월에는 숨고르기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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