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이 작년 말 쑥 들어간 이후에는 별로 찾는 사람이 없어요.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지만 시장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모를까….”(서울 노원구 중계동 L공인 관계자)
부동산시장을 옥죄던 ‘대못’ 규제가 잇따라 풀리면서 주택 거래시장에 서서히 온기가 돌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투자 수요가 많은 강남권 재건축시장 위주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과 수도권 등은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시장 성쇠가 갈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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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양상이다.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심리적 기대감이 커져 경기 회복도 유도할 수 있다는 일종의 심리전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17일 2주택자 전세보증금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 방안을 철회한다고 최종 합의한 것도 이 일환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완화하기로 잠정 합의한 데 이은 후속 조치여서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완화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42㎡의 아파트 매매가는 7억500만원이었다. 이는 한달 전인 1억6억6500만원에서 4000만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하지만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방안 발표 직후인 3월에는 6억9250만원으로 떨어졌고, 이후 계속 하락세다.
강남·강북권 온도차 여전… 관련 법안 국회 통과가 변수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DTI와 LTV 비율 확대는 투자 수요가 많아 비교적 대출을 많이 끼고 집을 사는 강남권 재건축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택시장은 아직까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강남지역은 서서히 매수세가 붙는 분위기다. 개포동 J공인 관계자는 “최근 3~4일간 실제 거래는 6억7500만원에서 6억8300만원 사이에 이뤄졌다”며 “매수세도 살짝 붙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강북지역은 움직임이 거의 없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현재 시세가 5억~5억1000만원 선으로 2월 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인근 미래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은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어서 금융 규제 완화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다만 각종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 매수세가 따라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가 향후 시장을 가름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가 2·26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보완 입법을 서둘러 해결하고, 현재 계류 중인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부동산시장 활성화로 경기 회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