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최근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현금 등을 빼돌린 현직 경찰관이 체포되는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끊이지 않는 경찰관들의 비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경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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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6시 54분쯤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돈을 훔친 혐의로 용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경찰관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강력팀 소속 경사로,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압수한 1억 50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경찰에서 압수물을 전수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접한 A씨가 훔친 압수물을 다시 채우던 과정에서 발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압수물 전수 조사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의 압수물 절도 사건에서 비롯됐다. 앞서 14일에는 강남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소속 B 경장이 현금 3억원 어치의 압수물을 빼돌리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 따르면 B경장은 불법 도박 사건 등에서 압수한 현금을 빼돌렸다. B경장은 체포 후 직위해제 됐으며, 이르면 이날 오후 B경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경찰 조직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이 같은 비위 행위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9월 사이 경찰관 징계 건수는 349건이다. 중징계인 파면의 경우 올해 같은 시기 25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 5년간 파면 수가 가장 많았던 2020년(25건)에 이미 도달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경찰관의 비위가 빈발하는 것은 개인이 아닌 조직의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렇게 비위가 이어지는 건 조직에 대한 밝은 전망이 없다거나 평상시 조직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것”이라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