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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대학 재학 시절인 1943년 ‘닥터 파우스투스’ 연출로 데뷔했다. 이후 92세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전 세계 공연예술계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그는 1968년 출간산 저서 ‘빈 공간’을 통해 “비어있는 어떠한 공간이라도 나는 무대라고 부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프랑스 파리 외곽 슬럼가, 중동 이란 유적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 차고, 버려진 영화관 등 공연장과는 거리가 먼 장소에서도 연극을 공연했다.
프랑스에 정착한 뒤엔 파리 10구에 사실상 방치돼 있던 작은 극장 ‘부프 뒤 노르’를 인수해 연극을 탐구하는 국제 연구 센터를 만들었다. 그는 1974년부터 2010년까지 이곳을 직접 운영하며 수많은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 이를 계기로 많은 팬층을 확보했다. 브룩은 2004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부프 극장은 내가 늘 꿈꿔온 공간이다”라며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유롭게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곳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951년 배우 나타샤 패리와 결혼했다. 아내 나타샤 패리는 2015년 세상을 먼저 떠났다. 딸 이리아는 프로듀서 겸 연출가, 아들 사이먼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