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의혹을 처음 폭로한 제보자 A씨가 이 후보 친인척들의 명절 인사를 챙기는데 동원됐다고 폭로한 가운데, 이 후보 측이 “선물은 이 후보의 사비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SBS는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5급 비서 배모씨와 경기도청 비서실 전 직원 A씨가 나눈 텔레그램 대화를 공개하며 해당 사안에 대한 단독 보도를 이어갔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보원재를 방문, 경주 이씨 어르신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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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따르면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재직 중이었던 지난해, A씨는 배씨의 지시에 따라 추석 전 경기도 의전팀이 준비한 선물을 관용차를 끌고 직접 이 후보의 친인척들에게 배송한 뒤 일일이 보고했다.
메모장엔 ‘장모님’, ‘둘째 형님’, ‘막냇동생’, ‘여동생’과 ‘처남’이라는 호칭과 함께 동네 이름, 고기, 사과 등의 품목, 그리고 고깃값 합계로 115만 원이 적혀 있었다.
또 이 후보의 성묘 준비에도 공무원들이 동원된 정황이 나왔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됐다.
배씨는 이 후보가 추석 성묘를 가니 제사를 준비해야 한다며 “의전팀장이 의논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A씨는 과일가게에 어떻게 주문할지 되물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부인 김혜경 씨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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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추석 무렵 친척에게 보낼 명절 선물을 업무추진비로 구매하지 않고, 이 후보의 사비로 구매했다”며 “직원에게 직접 배송하라고 한 사실 또한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경기지사 재임 시기인 지난해 추석 무렵 업무추진비로 성묘 관련 물품을 구매한 사실이 없다”며 “비서실 직원에게 요청해 별도로 준비한 제수용품을 챙겨달라고 한 사실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를 마친 뒤 김씨의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였다.
쉽게 답을 하지 못하다 “하아…”라고 탄식을 내뱉은 이 후보는 “다 제 불찰이다. 제가 좀 더 세밀하게 살피고 경계했어야 마땅한데 그게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