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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이대호 이후섭 기자] “공시 시스템 부재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만들고, 투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 대표는 31일 이데일리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제1회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주식 시장에는 ‘다트(DART)’와 같은 전자공시시스템이 있는 반면 암호화폐 시장에는 공시 시스템이 부재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인 사기, 시장 교란 등을 없애는 건 정보의 투명성과 공정성에서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1만여 개가 넘는 코인이 거래되고 있지만, 공시 시스템이 없어 정보 비대칭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크로스앵글은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을 운영하는 회사다.
아울러 그는 거래소가 직접 공시 체계를 운영할 경우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는 데다 코인을 발행하는 기업들에도 공시 업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공시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이 거래도 독점한다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한계를 예방하려면 이해관계자 당사자의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모든 거래소가 별도 기준을 갖고 공시 체계를 운영하면 모든 발행사는 사실상 마케팅만 하다가 끝이 날 것”이라며 “투자자는 마케팅이 아니라 백서의 비전 등에 가능성을 걸고 있는 만큼 일원화된 방식의 공공성 있는 공시 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앞으로 2~3년 내 사업 계획을 증명하지 못한 알트코인은 대거 퇴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고진석 텐스페이스 대표는 “실제적인 사업 계획을 2~3년 내 90%의 알트코인이 실제적인 사업 계획을 구현하지 못해 퇴출될 것”이라며 “코인 퇴출은 가격 급락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옥석가리기를)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고 대표는 최근 맥을 못추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론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계속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이른바 ‘고래’가 “적당한 수준에서 물량을 조절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고래는 단일 지갑 주소에 1000비트코인(BTC)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를 말한다. 2100만개로 한정된 비트코인 물량의 90% 이상은 채굴된 상태로, 현재 상위 10의 고래가 99%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달 거래소로 들어온 비트코인 규모는 약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 대표는 “고래들이 푸는 물량이 비트코인 가격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는데, 고래들은 지난 3~4번의 폭락장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며 “본인들이 비트코인을 팔면 자산을 잃게 되기에 진짜 현금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면 적당한 수준에서 물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고래들이 공급을 줄여나가며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고 대표는 “중국, 미국 규제 등 사실상 나올 규제는 이미 다 나왔다”며 “국내에서는 내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를 하는데, 세금을 물린다는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자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에 관해서는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NFT 기반 담보 대출 서비스가 출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NFT뱅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택스츠아이오의 김민수 대표는 “유동성은 NFT의 고질적 문제로 실제 유동화되는 비율이 3% 미만”이라며 “잠자고 있는 NFT 가치를 레버리지(고효율 투자)할 수 있는 수단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적인 NFT 투자 정보를 제시하는 ‘다오(DAO, 탈중앙화 자율조직)’의 증가도 예상했다. 김 대표는 “NFT 생태계를 잘 알지 못하면 대중의 입장에서 경제적 가치가 있다 한들 쉽게 사거나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 영역을 잘 아는 전문 투자조직인 DAO가 펀드매니저 역할을 하고, NFT를 잘 구매하면 거기서 나온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간접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또 “NFT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 리스크 평가가 잘 돼야 더 넓은 곳으로 생태계가 나아갈 수 있다”며 “가치평가, 리스크 모델링, 신용평가가 중요하다고 보고, 이러한 모델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