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韓방역당국 비상 걸리나

AZ, EU에 백신 승인신청 안 해…내달 접종 물 건너가
英 정부도 승인 미뤄…'또 문제 생겼나' 의구심 증폭
AZ 대량 구매계약한 한국…'전전긍긍할 수밖에' 우려
  • 등록 2020-12-30 오후 2:39:44

    수정 2020-12-30 오후 9:18:18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영국산(産)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이 아직 유럽연합(EU)에 사용 승인 신청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1월 접종 시작을 계획한 EU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의구심을 더 증폭시킨 건 영국 정부 역시 자국산 AZ 백신에 대한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AZ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지 못하더라도 EU의 유럽의약품청(EMA) 승인만 받으면 곧바로 도입해 내년 2월부터 국내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우리 방역당국으로선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내 백신 승인처인 EMA의 노엘 와션 부청장은 이날 벨기에 현지신문과 인터뷰에서 “AZ 백신은 내년 1월 내 EMA의 사용 승인 권고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AZ는 EMA에 임상시험에 대한 데이터만 제출했다”며 “현 수준의 데이터로는 긴급사용 승인을 내주기엔 충분하지 않다.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와션 부청장은 AZ가 지난 23일 영국 당국에 백신의 출시신청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우리는 전혀 모르는 상태”라면서 “영국 당국은 긴급 사용을 허가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 제약사가 먼저 자사의 모든 백신이 고품질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AZ 백신 3억 회분을 선(先) 구매했으며, 이후 1억 회분을 추가 구매하는 계약까지 맺은 바 있다.

그러나 EU는 AZ 백신 도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억 회분을 추가로 주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이같이 쓴 뒤, “이로써 우리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알려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3억도즈를 확보하게 됐다”고 했다.

문제는 자국이 개발한 AZ 백신에 대한 영국 내 분위기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이르면 27일로 예고했던 AZ 백신 승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4일부터 영국민 대상 백신 접종이라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대량 AZ 백신 구매계약을 한 우리 방역당국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 방역당국은 AZ 백신에 대해 FDA 승인이 나지 않더라도 EMA 승인만 난다면 곧바로 내년 2월 국내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한국 방역당국은 이미 각국의 승인이 난 모더나·얀센 백신은 내년 2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의 경우 3분기부터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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