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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지 못하더라도 EU의 유럽의약품청(EMA) 승인만 받으면 곧바로 도입해 내년 2월부터 국내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우리 방역당국으로선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내 백신 승인처인 EMA의 노엘 와션 부청장은 이날 벨기에 현지신문과 인터뷰에서 “AZ 백신은 내년 1월 내 EMA의 사용 승인 권고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AZ는 EMA에 임상시험에 대한 데이터만 제출했다”며 “현 수준의 데이터로는 긴급사용 승인을 내주기엔 충분하지 않다.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AZ 백신 3억 회분을 선(先) 구매했으며, 이후 1억 회분을 추가 구매하는 계약까지 맺은 바 있다.
문제는 자국이 개발한 AZ 백신에 대한 영국 내 분위기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이르면 27일로 예고했던 AZ 백신 승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4일부터 영국민 대상 백신 접종이라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대량 AZ 백신 구매계약을 한 우리 방역당국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 방역당국은 AZ 백신에 대해 FDA 승인이 나지 않더라도 EMA 승인만 난다면 곧바로 내년 2월 국내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한국 방역당국은 이미 각국의 승인이 난 모더나·얀센 백신은 내년 2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의 경우 3분기부터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