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말 원전해체연구소 설립…550조 시장 잡는다

부·울에 경수로 해체, 경주에 중수로 해체
  • 등록 2019-04-15 오후 2:32:36

    수정 2019-04-15 오후 2:42:24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기’는 지난 2017년 6월 18일 24시(19일 0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됐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노후화된 원전 해체를 위한 원전해체연구소가 2021년말 설립된다. 전세계 55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원전해체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산시 기장군 일대 고리1호기 현장에서 한국수력원자력‥부산시·울산시·경북도가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원전해체산업 육성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정부는 원전해체연구소 입지로 경수로분야는 부산·울산 접경지역인 고리원전 내에, 중수로 분야는 경주시 감포읍 일원으로 결정했다. 중수로와 경수로에서 나온 폐기물이 서로 상이한 터라 별도로 해체 연구소를 세워 기술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방사능 물질을 멀리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방사능 물질이 집적된 장소로 선택했다”면서 “중수로와 경수로 시설 차이가 있어 두곳으로 나눠 기술을 육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원전해체연구소는 영구정지된 원전을 해체하기 위한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 베드, 인력 양성 기능을 수행한다.

원천기술의 상용화 및 실증을 위해 원자로 모형(Mock-up), 제염성능 평가시설, 절단설비 등 핵심장비가 구축되고, 지역별 기업 지원기관, 대학교, 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원전해체산업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사업비는 아직 최종 확정되진 안았으나 24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부 내부적으로는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이 12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비 480억원, 지방비 480억원, 민간자본 240억 등을 투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수명이 다해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해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고리1호기는 2022년부터 해체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원전은 총 30기(신한울 1, 2호기, 신고리 5, 6호기 포함)다.

현재 국내의 원전해체 기술은 선진국 대비 82% 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해체 기술은 약 96개 정도로 우리나라는 73개 정도 확보된 상태다. 정부는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국내 원전해체 기술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세계 운영중인 원전은 453기로, 이중 170기가 영구정지 상태다. 전체 원전해체산업 규모는 약 55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에서 원전해체기술이 육성된다면, 원전 수출 이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현재 원전해체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독일, 스위스, 일본 정도다. 미국은 이미 원전 16기를 해체했고, 독일은 3기, 스위스와 일본은 각각 한기를 해체한 경험을 쌓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2020년대 후반부터 원전해체 산업규모가 본격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고리 1호기 해체를 기회로 원전기업의 미래먹거리로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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