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첫 수술보다 더 신중해야 하는 '인공관절 재치환술'

  • 등록 2016-10-05 오후 2:39:53

    수정 2016-10-05 오후 2:39:53

[조우신 남기세병원 의료원장] 중년이 돼 무릎이 아프면 걱정부터 앞선다. “이거 혹시 관절염이 온 것 아냐?” 그래서 인터넷 등을 뒤져 보면 별의 별 겁을 주는 이야기가 많다. “관절염은 고칠 수 없다고 하던데….” 라는 말부터 줄기세포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글도 눈에 띈다.그러나 줄기세포 치료법은 초기의 관절염에 해당되고, 치료의 결과도 생각만큼 좋지는 않아 보편화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없다.관절염이 약물요법 등으로 증상의 호전이 없을 때에는 부득이 수술 요법이 필요하고 이중 인공관절수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렇게 인공관절의 수술 건수가 늘어난 것은 몇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로 평균 수명이 증가해 노인의 숫자가 늘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인공관절물의 재질이 개선되고 수술 술기가 발달돼 수술의 결과가 좋아졌으며, 셋째는 환자들의 인식이 달라져 오래 살기 보다는 삶의 질, 즉 아파 참는 것 보다는 수술이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욕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2014년 한 해에 약 6만~7만건의 인공 슬관절 수술이 시행됐는데, 이는 불과 10년 전과 비교해서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공 관절은 수명이 있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약 10년 또는 15년을 쓰게 되면 인공 관절물이 흔들거리거나 닳게 되어 더 이상 못 쓰게 된다.비록 10년이 안됐다 하더라도 감염(염증)이 발생했거나 너무 무리하게 사용한다든지 또는 수술을 잘못 받았으면 인공 관절은 재수술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인공관절수술을 받은지 오래 되었거나 수술을 받았는데 통증이 계속 남아 있고 잘 걷지 못하는 환자들은 걱정부터 앞서게 된다.어떤 원인이든지 문제가 생기면 재 수술이 필요할 것 같은데 재수술은 1차 수술보다 어렵고 예후도 떨어진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수술이 막 대중화되기 시작한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수술 받은 환자들은 인공관절 수명이 다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인공관절 재치환술 건수는 1500건 정도에 달하고, 전문가들은 4~5년 후면 1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1차 인공관절수술은 잘 할 수 있어도 재치환술을 잘 하는 의사들은 많지가 않다. 이는 재치환술에서는 골 소실이 많이 나타나는데 부족한 뼈를 보완해야 하는 방법이 쉽지 않고, 인대의 균형을 맞추기가 1차 수술보다 어렵고 조직의 치유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재치환술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재치환술을 해주기 꺼려하고, 특히 본인에게 1차 수술(첫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는 수술을 거부하는 의사가 많다.

따라서 재치환술이야 말로 더욱 경험을 필요로 하고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식견이 풍부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령 똑 같은 재치환술을 하더라도 수술 시간이 서너 시간 이상 걸리는 의사와 두 시간 이내에 끝낼 수 있는 의사가 있다면 어떤 의사를 선택해야 할까? 물론 수술 시간이 짧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수술 시간이 짧다는 것은 그 만큼 수술을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재치환술은 수술이 만족스럽게 되지 않을 경우 차선책이 거의 없다. 그러므로 의사와 병원을 선택하는데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하며, 인공관절에 대한 식견과 철학이 깊고 경험이 충분히 풍부한 의료진이 팀을 이루고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한 인공관절 재수술은 재치환술을 포함한 인공관절 수술 의료팀이 컨퍼런스를 통해 환자에게 필요한 최선의 수술과 치료 방법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고난이도의 수술을 예정대로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며 재치환술에 맞는 환자별 1 대 1 재활치료까지 아우르는 전체적인 체계가 잘 갖추어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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