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금융사도 '새판 짜기' 돌입...은행장 줄줄이 교체

임성훈 대구은행장 물러나고, 황병우 전무 내정
서한국 전북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용퇴
임기 끝나는 부산·경남은행장 연임 여부도 주목
  • 등록 2022-12-22 오후 5:20:09

    수정 2022-12-22 오후 10:16:35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시중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도 줄줄이 수장을 교체하고 있다. 벌써 주요 지방은행 5곳(부산ㆍ대구ㆍ경남ㆍ전북ㆍ광주은행) 중 3곳의 수장이 바뀌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방은행장들도 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연임이 유력시돼 왔지만, 금융권 전반에 부는 세대 교체 바람을 피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황병우 대구은행장 내정자, 고병일 광주은행장 내정자, 백종일 전북은행장 내정자.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은 전날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를 열고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로 황병우 전무를 추천했다. 황 전무는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를 졸업했다.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경영컨설팅센터장, 본리동지점장 등을 거쳐 금융그룹으로 이동해 비서실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DGB금융그룹은 은행장 후보 선임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은행장 후보에는 임성훈 현 대구은행장과 DGB금융지주사 전무급 2명, 대구은행 부행장 4명 등이 올랐으며, 최종적으로 5명으로 압축돼 경쟁을 치렀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취임 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임성훈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실제 임 행장 취임 첫해인 2021년 3300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38.5% 성장했으며, 올해도 불과 3분기 만에 작년 실적에 근접한 3294억원을 벌어들이며 신기록 달성을 예고했다.

하지만 DGB금융의 최종 선택은 ‘젊은 피’였다. 1967년생인 황 전무는 그룹 전무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제외하고 가장 나이가 어린 편이다. 실제 DGB금융 임추위는 황 전무의 은행장 내정 이유로 “젊은 은행장으로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등 조직 변화를 가속화하고 MZ 세대를 포함한 전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결집해 혁신이 일상화된 은행으로 탈바꿈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전북은행장과 광주은행장도 변화를 맞았다. 광주은행의 경우 송종욱 현 행장이 “후배들에 길을 터주겠다”며 네 번째 연임을 포기하면서, 최종 후보에 오른 고병일 부행장이 차기 행장에 내정됐다. 고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1991년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백운동지점장, 개인영업전략부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거쳐 2019년 경영기획본부 부행장을 역임했다.

전북은행장도 서한국 현 전북은행장이 최근 “전북은행의 변화를 위해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백종일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장이 새 행장에 내정됐다. 1962년생인 백 행장은 외부 출신 인사다. 대신증권에서 경력을 시작해 JP모간증권 조사부,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페가수스 프라이빗에쿼티(PE) 등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일했고, 2015년 전북은행에 합류한 뒤 JB자산운용 대표, 프놈펜상업은행장 등을 맡았다.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BNK금융은 현재 회장 선임을 위해 계열사 CEO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안감찬 부산은행장은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와 함께 유력한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만약 안 은행장이 그룹 회장이 되면 부산은행은 행장에 새로운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 BNK금융그룹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1월 초에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회장 후보 선출이 마무리된 후에 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CEO 선임도 이뤄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융권 인사는 ‘세대 교체’, ‘변화’가 주 키워드로, 지방은행들도 흐름을 함께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외부 평가나 내부 조직 운영 방향 등이 CEO를 선임하는 중요 요소로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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