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야권 소장파 의원들이 여의도 인근에 정치 카페 ‘하우스’(how’s)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정치문화 공간을 만들어간다. 협동조합 방식으로 만든 이 카페는 정치문화플랫폼을 표방, 정치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곳으로 구성된다.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사장을 맡아 키를 잡고 운영한다.
| 여의도 부근에 자리한 ‘하우스’ 전경. (사진=권오석 기자) |
|
오 전 의원을 비롯한 하우스 추진위 관계자들은 정식 개점을 앞두고 21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추진위에는 유의동·김웅·황보승희 의원, 홍철호 전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소속 인사 등 150여명이 함께 했다. 여의도 켄싱턴호텔 부근에 자리한 이 카페는 인테리어 작업이 마무리된 후 오는 26일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오 전 의원이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위해 직접 검정색 앞치마를 두르고 음료와 과일을 날랐다. 오 전 의원 외에도 유의동·황보승희 의원, 최홍재 코리아비전포럼 정책실장 등이 기자회견을 같이 진행했다.
오 전 의원은 “4·15 총선 이후 몇몇 사람들이 향후 정치 일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정치문화 활동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고민을 했다”며 “조합원을 모집하고 협동조합 형태로 모두가 각자 출자해서 평등한 구조에서 1인 1표를 행사하는 민주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시작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시민들과 생활정치를 펼치고 그 속에서 소통하고 사유하는 철학이 있는 공간이 됐음 좋겠다”며 “국회 내에서 여야가 늘 정쟁하고 싸우는 곳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소중한 공간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싸우는 음성을 녹음해 스피커로 들려준 뒤에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공간은 크게 커피를 만드는 공간과 책을 판매하는 하우스 책방, 40인 강의실, 유튜브 스튜디오와 겸하는 15인 회의실 등으로 구성됐다. 당장 오는 30일 오후 7시에 최장집 교수가 창립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이런 시사특강을 포함해, 향후 프로그램으로 독서 모임, 저자와의 초청 대화 등을 준비 중이다. 집 모양의 하우스 로고는 김수민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이 직접 만들었다.
| 하우스를 찾은 유승민(가운데) 전 대표가 오신환(오른쪽) 전 의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
|
다만 ‘유승민계’로 불리는 인물들이 대거 동참한 나머지, 이곳이 유승민 전 대표의 대권 행보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 오 전 의원과 유의동·김웅 의원은 유 전 대표가 창당을 주도한 새로운보수당 출신이다.
이에 대해 오 전 의원은 “시민과 함께 할 대중 공간이다. 특정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며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 조합원 중에는 특정인과 관계가 없는 다양한 정치인들과 일반 대중, 청년들이 50명 이상 참여 중이다. 그러기에 다시 한번 이 공간은 열린 소통의 공간임을 강조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이 마치고 한 시간쯤 뒤에는 유승민 전 대표가 직접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유 전 대표는 “나도 조합원으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자격이 안 된다고 해서 참여를 못했다. 아쉽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